[기획] ‘성공 창업’ 일구려면…글로벌 리더에게 배워라

조진래 기자 2023-04-20 17:59:14
기업의 규모와 가치를 크게 키우는 ‘스케일 업’은 모든 기업가의 꿈이다. 글로벌 기업을 일군 창업가들은 열이면 열 모두 ‘파괴적 혁신’과 ‘기업가 정신’으로 이를 실현해 냈다. 최악의 아이디어에도 귀를 기울이고 실험했고 ‘통념’과 ‘관습’에 발목 잡히지 않았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글로벌 성공 멘토들의 경험은 가장 확실한 갈라잡이가 된다.


◇ 6가지 유형의 성공 리더십
세계적인 사모펀드 ‘칼라일’의 설립자 겸 회장이자 <타이탄의 지혜들>을 쓴 데이비드 M. 루벤스타인은 자신이 만난 30여 명의 글로벌 리더들을 비전가형, 육성가형, 혁신가형, 통솔자형, 의사결정자형, 목표달성가형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는 이들의 공통자질로 13가지를 제시했다. 네트워크에 기반한 ‘운’, 가치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성공하겠다는 ‘열망’,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는 ‘독창성’, 지름길을 찾지 않는 장시간의 ‘노력’, 그리고 극도의 ‘집중력’과 ‘실패 경험’, ‘끈기’와 ‘설득력’, ‘겸손한 태도’, ‘공로 나누기’, 지속적인 ‘학습능력’과 ‘진실성’, 마지막으로 ‘위기대응 능력’이다.

리더 유형 중 비전가형에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투자자 워런 버핏 등이 포함됐다. 육성가형에는 나이키의 필 나이트와 JP 모건의 제이미 다이언, 록히드마틴의 메릴린 휴슨이 제시됐다. 혁신가형에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와 애플의 팀 쿡이, 통솔자형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콜린 파월·콘돌리자 라이스 등 미국 전 국무장관 등이 포함됐다. 의사결정자형은 미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와 미국 국립알레르기 및 전염병연구소장 앤서니 S. 파우치가, 목표달성형은 전 프로골퍼 잭 니클라우스, 듀크 대 농구팀 감독 마이크 ‘코치 K’ 슈셉스키, 첼리스트 요요마 등이 선정되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미리 숙고할 필요가 있다.


◇ 실패를 두려워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실패를 무릅쓰고 기꺼이 모험에 뛰어드는 적극성, 장기간에 걸친 집중력, 고객 우선주의, 충분한 숙면, 그리고 가족의 지원’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내린 최고의 결정은 모두 ‘분석’이 아니라 마음과 직관, 그리고 배짱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베조스는 또 ‘여든이 되었을 때 인생에서 후회할 거리를 최대한 남겨두지 말자’를 인생 모토로 삼아 왔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실패해서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해보지 않았기에 후회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데 힘썼다고 한다.

온라인 취업 플랫폼 더뮤즈(The Muse)는 초기 자금조달 과정에서 무려 148번이나 거절 당한 회사로 유명하다. 대부분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안주하던 투자자들의 숱한 거절 속에서도 이 회사는 비전과 실행계획을 더 단단하고 완전하게 만들어 계속 도전했다. 피해야 할 모든 잠재적 위험, 경쟁자들보다 앞서 탐사해야 할 미개척지가 표시된 로드 맵을 품에 쥐고 줄기차게 투자자를 찾아나선 덕분에 2800만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어떤 거절은 경쟁자에 대처하는 방법을 미리 생각하도록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승리였다. 

마이크로솔루션스의 자수성가 기업인 마크 큐번은 “때로는 파산했을 때가 사업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역설을 펼친다.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다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덕분에 그는 데스크 톱 보급 붐이라는 기회를 제대로 포착해 ‘컴퓨터 네트워크’라는 미지의 분야를 일궈 냈다. 최초로 근거리통신망 통합 서비스와 다중사용자 네트워크와 광역통신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 이 회사다. 


◇ 자신감을 잃지 말고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업’을 찾아라
기업인에게 자신감은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다. 자신감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연결된다. 1971년에 킴벌리 CEO가 된 다윈 스미스는 케케묵은 제지회사에 불과했던 킴벌리를 글로벌 톱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전통적인 핵심사업인 코팅한 종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절대적 강자 P&G와의 일전을 단행했다. 

누가 봐도 실패가 예견되는 그 상황에서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묵념의 시간을 청했다. 경건한 침묵의 시간이 지난 후, 영문도 모르던 직원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상은 P&G를 위한 묵념의 시간이었습니다.” 참석자들 모두 짜릿한 흥분감과 함께 ‘하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질 수 있었고 결국 킴벌리는 하기스, 크리넥스 같은 소비재 브랜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지금은 P&G를 앞지르는 회사가 되었다.

세계적인 등산용품 제조업체 파타고니아(Patagonia)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직접 즐겨본 사람만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그래서 일과 놀이의 구분이 없다. 파도가 치면 눈치 보지 않고 서핑을 하러 밖으로 나간다. 

◇ 경쟁에서 이기려 하지 말고, 빨리 경쟁에서 벗어나라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은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대신 경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전략을 택하라”고 강조한다. 그 자신이 페이파 등을 통해 가장 경쟁자 없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던 인물이다. 그는 초기 속도전도 유난히 강조했다. 페이팔의 경우 처음 24명으로 시작해 금새 1000명에 도달한 후 론칭 3개월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며 “사업 초창기에 경쟁에서 벗어날 만큼 속도를 높임으로써 많은 스타트 업이 기하급수적인 성장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스타트 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권고되는 ‘70/20/10’ 공식이 있다.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인이 결정해야 할 사업 포트폴리오 배분 비율 공식이다. 이런 경우 자원의 70%는 주력사업에 할당하고, 20%는 주력사업과 인접한 확장에, 나머지 10%는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는 새로운 모험사업에 배분할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100년, 200년 갈 기업을 구상하라
‘세븐스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은 이름 자체가 7세대, 즉 200년 앞을 보고 만든 기업이다. 천연세제로 유명한 이 회사는 ‘결정은 7번째 후대에까지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격언을 브랜드에 담았다. 창업자 제프리 홀렌더는 사업가라기 보다 차라리 사회운동가에 더 가깝다. 어른들에게 코딩부터 사진 인화 및 집 구매법 등 실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25~50달러만 받고 가르치는가 하면 재생종이를 활용한 무독성 생필품 제품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1년에는 인산염을 뺀 식기세척기 세제를 선보였고, 동물실험반대(Creulty Free) 인증을 받기도 했다. 

기업이 매출을 단기간에 올리는 가장 편한 방법은 ‘가격할인’이다. 하지만 미국 레스토랑의 강자 칙필레이(Chick-Fil-A)는 로열티로 승부해 성공했다. 닭(Chicken)과 필레(fillet. 저민 살코기), A 등급이란 뜻의 이 레스토랑은 맛은 기반으로 다양한 ‘로열티 경영’에 집중했다. 창업자 트루에트 캐시는 반복 구매도 덜 하면서 가장 바쁜 시간에 남발되던 ‘쿠폰’을 없애는 대신 어린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판촉물을 차별화해 동화책이나 어린이 도서, 유익한 내용의 CD를 풀어 부모의 마음을 얻었다. 낯선 이름이지만 이 레스토랑은 미국 내 순위가 톱 5안에 든다.

◇ 직원 채용에 최선의 노력을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만족한다. 2016년에 창업 10주년을 맞은 오아시스 솔루션(OASYS solution)은 수도관 관리 및 유지보수 업체라는 특성 상늘 지저분한 작업복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창업자인 세키야 유조는 이 작업복을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자인은 젊은층도 혹할 정도의 멋진 정장 형태로 바꾸는 대 변신을 시도했다. 출근할 때 부끄럽고, 식당 갈 때도 눈치 보였던 직원들은 만족도 200% 였고 외부 반응도 썩 좋았다. 회사 직원들이 작업복에 관해 갖고 있던 트라우마와 자격지심을 한 번에 날림으로써 고객만족 수치도 한껏 올라갔다.

직원 만족도 중요하지만 좋은 직원을 뽑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구글의 CEO였던 에릭 슈미트는 “기업에서 성공하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끈기와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허프포스트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공감하는 단순명쾌함’을 꼽았다. 빌 게이츠는 “자신이 잘 아는 기술 분야가 아닌 다른 경영 분야에서 심층적인 지식을 가졌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뽑지 말아야 할 직원에 대해 얘기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모든 기업가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앞서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을 절대 채용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독주자’보다 ‘하모니 연주자’가 낫다는 게 성공한 글로벌 경영자들의 대체적인 주문이다. 경영컨설턴트인 마거릿 헤퍼넌은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의 이름을 물어봐라. 그 질문에 하나의 이름도 대지 못하는 사람은 채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그 사람의 부하직원으로 일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고 그렇지 않다면 채용하지 말라”고 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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