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혈관성 치매’ 예방이 가능합니다

신체 건강 못지않게 뇌 건강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렇다. 건강 100세에 가장 치명적인 걸림돌이 뇌혈관질환이다. 의학계에서는 뇌 관련 질환만 350개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규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에게서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을 들어본다.

- 뇌혈관질환이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입니까. 
“뇌혈관질환은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암과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4위인 질환입니다. 특히 뇌졸중은 치매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확인된 만큼, 늘 주의하고 주목해야 합니다. 실제로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1년에 65세 이상 노인 약 857만 명 가운데 치매 환자가 8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노인의 10%가 넘는 것이지요.”

- 일반인들은 ‘치매’ 하면 알츠하이머를 떠올립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만성 뇌질환입니다. 뇌세포가 퇴화하면서 기억력을 비롯해 여러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이지요. 전체 치매의 55~70%가 알츠하이머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최근 기억이 없어지다가 점점 다른 인지기능 저하나 망상, 의심, 환각 등의 정신행동 증상으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말기에 이르면 사지가 경직되거나 보행에 장애가 생기는 등 신체증상 변화까지 겹치면서 병이 서서히 진행되는 패턴을 보입니다.” 

- 혈관성 치매는 어떤가요.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15~20% 정도를 차지합니다. 뇌내 혈액 공급 문제로 발생한 치매입니다. 뇌혈관질환의 종류나 병변의 크기,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경과를 보입니다. 혈관성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은 뇌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나타나는 허혈성 뇌혈관질환(뇌경색)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는 출혈성 뇌혈관질환(뇌출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 뇌혈관 질환이 생기면 바로 혈관성 치매가 온다고 하던데 맞는 얘기인가요?
“뇌혈관 질환이 곧바로 혈관성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뇌졸중 이후 4분의 1 가량에서 혈관성 치매가 생기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뇌혈관질환이 반복해 발생하는 경우 혈관성 치매가 많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주요 뇌 부위에서는 단 한차례만 뇌경색이 발생해도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온다고 하는데, 어떤 중상으로 나타나는지요.
“혈관성 치매는 원인이 되는 질환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다릅니다.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기도 하고 천천히 진행되기도 합니다. 언어능력이나 판단력 저하,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에 기억력 감퇴와 우울감과 불안감이 나타납니다. 공격성을 보이며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수면장애 같은 정신행동 이상과 편측운동마비, 편측 감각저하, 시야장애, 안면마비, 발음 이상, 보행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서히 진행되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증상이 급격하게 시작되고 진행 경과도 계단식으로 악화되거나 기복을 보이는 양상을 띠는 것이 다릅니다.다.”

-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요.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 원인에 비해 예방이 가능합니다. 뇌혈관질환에 대한 위험인자가 잘 알려져 있고, 이를 잘 조절하면 뇌혈관질환 발생률을 줄이고 혈관성 치매 발생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선, 주기적인 건강검진과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합니다. 금연와 금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활동적으로 생활하실 것을 권합니다. 

무옷보다 혈관성 치매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혈관 질환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우선돼야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른 치매 치료처럼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 약물치료와 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는 장기간 진행되는 질환이니, 증상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