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수면놀람증’은 건강 이상 신호?

이의현 기자 2023-04-27 14:33:21
잠깐 잠이 들었다가 갑자기 깜짝 놀라 잠에서 깨는 경험들을 많이들 한다. 심지어 영아들까지도 자다가 갑자기 팔이나 다리를 움찔거리며 놀라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이른바 ‘수면놀람증’이다. 의학적으로는 ‘수면근대성경련’이라고 한다. 일종의 근육 수축현상인데, 나이가 들수록 혹시 건강 이상 신호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보미 윌스기념병원(수원) 수면센터 원장에게서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 사람이 잠들기까지 4단계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단계를 거쳐 우리는 잠이 드는 것인지요.
“수면에는 비렘(非REM)수면과 렘수면이 있다. 비 렘수면은 4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단계는 심박수와 호흡수가 약간 감소하면서 졸림이 오는 ‘매우 얕은 수면’입니다. 다음은 ‘가벼운 수면’ 단계로 보통은 안구가 정지됩니다. 3단계는 심 박동수와 호흡수가 현저히 느려집니다. 2단계로부터 30~45분 후에 나타납니다. 마지막 4단계는 ‘깊은 수면’으로, 뇌의 활동이 편안해지는 ‘델타 수면’ 상태 입니다.

깨어있을 때보다 심 박동수와 호흡수가 20~30% 감소하고 깨우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잠든 지 90분 정도 지나면 비 렘수면의 4단계 다음으로 다시 첫 번째 렘수면이 나타납니다. 이 때는 꿈을 많이 꾸고 그 내용도 생생하게 기억하지요. 근 긴장도가 떨어져 마비된 상태라고 보면 맞습니다.”

- ‘수면놀람증’은 왜, 어떨 때 일어나는 것입니까. 
“수면놀람증은 렘수면에서 다음 단계 수면인 비 렘수면으로 들어갈 때 근육 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앞서 설명 드린 4단계에 맞게 수면이 진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지요. 대표적인 증상이 ‘움찔’ 하면서 놀라 깨는 것입니다. 특히 피로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많이 나타납니다. 몸이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잠을 자도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않는 것입니다.

대부분 처음 잠이 드는 비 렘수면 1단계에 들어설 때 수면 놀람증이 자주 나타납니다. 수면 놀람증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곳에서 보다는 지하철이나 공공 장소에서 불편한 자세로 잘 때 자주 나타납니다. 수면 놀람증을 자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첫 손으로 꼽힙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나 잠들기 전 격한 운동도 수면놀람증을 유발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수면놀람증이 노년 건강에 이상신호 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면놀람증은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점점 횟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수면놀람증 때문에 수면이 중단돼 일찍 깨거나, 잠을 다시 들 수 없게 되는 경우엔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수면놀람증이 너무 자주 반복되면 불면증을 넘어 수면무호흡증이 하지불안증후군과 같은 수면장애나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 합니다. 수면놀람증을 예방하려면 자는 장소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에 방해가 되는 스마트폰이나 TV를 삼가하고 조명이나 소음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전에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 체온을 약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추천 드립니다. 저녁의 충분한 수면을 위해 가능한 낮잠 피하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수면 놀람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고 판단되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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