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하지불안증후군

이의현 기자 2023-05-03 15:16:18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말을 들어본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잠들기 전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이다.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이내 나아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런 자극을 주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이루게 된다. 김보미 수원 윌스기념병원 수면센터 원장에게서 하지불안증후군에 관해 물어보았다.


- ‘하지불안증후군’이란 것이 무엇인가요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금방 나아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지만, 자극을 주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이루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나 가족이 봤을 때도 별 이상이 없어 보여 치료를 등한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하지불안증후군연구회에서는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거나,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지만 움직이면 증상이 완화되고, 저녁이나 밤에 더 심하고, 다른 내과적 혹은 행동 이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 수면과도 관련이 있는 것인지요.
“올바른 수면은 정신적·신체적 발달이나 집중력·기억력 향상, 그리고 피부 건강 등에 큰 도움이 됩니다. 때문에 숙면을 위한 베개나 기능성 침구 등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특히 다리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숙면에 들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 역시 불면증을 유발하는 질환의 하나입니다.”

- 어떤 증상을 보이는 질환인가요.
“잠들기 전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좋아지기 때문에 계속 이런 자극을 줘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잠을 못 이루는 게 특징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당사자는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나 간지럽고 터질 것 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계속 나고, 가만히 있으면 심해집니다. 또 낮에는 괜찮다가 잠을 청하려면 자주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됩니다. 어렵게 잠에 들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져 낮에 주간졸림증이나 집중력 저하, 우울증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낮에 앉아서 쉴 때도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원인은 무엇인가요. 
“명확하진 않지만 ‘도파민’이라는 뇌내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파민이 만들어지려면 철(Fe)이 필요하기 때문에 철분 부족도 한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임신이나 호르몬 변화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일시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더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를 흔하게 봅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30세 이전에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대부분 환자들이 초기에는 불편하더라도 애써 참거나 민간요법 등 비의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질환은 약물치료 등을 통해 호전이 가능한 질환이니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가벼우면 약물치료 없이 다리 마사지나 족욕 혹은 가벼운 운동으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잦고 수면장애까지 보인다면, 수면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무엇보다 불규칙한 식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수면시간을 꼭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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