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우울증 우려되는 ‘군발두통’

이의현 기자 2023-05-16 14:51:45
의학계에서는 통증의 강도를 ‘시각통증 척도(VAS)’라는 수치를 통해 일반화한다. 전혀 아프지 않은 단계가 0이며, 죽을 정도로 아프면 10이다. 이 중 하나를 환자에게 선택케 하는 방식이다. 대상포진이나 결석, 통풍 등이 6이다. 여기에 ‘군발두통’이 포함된다. 환자 중 90%가 남자라는 군발두통에 관해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에게서 들어본다.

                                       
- 군발두통이 무엇인가요.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질환입니다. 대부분 두통은 여성에게 많은데 반해 군발두통은 남성이 전체 환자의 90% 정도를 차지합니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군발두통은 ‘눈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강한 통증이 반복됩니다. 눈 위쪽이나 관자놀이 주변에서 통증이 시작되어 앞머리, 턱, 귀 쪽으로 전파됩니다. 

- 증상이 어떤가요.
“군발두통은 짧지만 매우 심한 강도의 두통이 나타납니다. 한쪽 머리에 나타나 결막충혈, 눈물, 코 막힘, 콧물, 땀 등 다양한 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합니다. 두통의 강도가 심할수록 눈물 등 자율신경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환자의 90% 정도에서 눈물이 함께 나옵니다. 70%에서는 코막힘이나 콧물, 충혈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루 중 특정 시간이나 1년 중 특정 계절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 주 동안 심한 통증과 동반 증상이 반복되느라 환자 3명 중 1명은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정확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리 몸의 시상하부가 자극을 받으면서 발생하기도 하고,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과 관련한 신경혈관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효과적인 치료법을 알려 주십시요.
“짧은 시간, 갑자기 발생하는 군발두통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산소마스크를 통해 산소흡입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산소치료는 호흡기질환에만 보험이 적용됩니다. 내과와 결핵과·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만 산소처방전 발급 권한이 있어 환자 부담이 큽니다. 군발두통 예방에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합니다. 뇌신경을 자극하고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술과 담배는 물리쳐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피하길 권합니다.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진통제를 과다복용하면 불안장애 등이 초래될 수 있으니,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봐야 합니다.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질환이 의심되면 뇌혈관검사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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