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 고금리 청년희망적금도 중도해지 ‘러시’ … 가입자 24%인 68만 명 “납입여력 안돼”

이의현 기자 2023-06-21 09:26:12

최고 금리 연 10%가 보장되는 ‘청년희망적금’에서도 중도 해지가 줄을 잇고 있다. 가입자의 24% 수준인 68만 명이 ‘납입여력 부족’을 이유로 속속 해지하고 있다.

총급여 3600만 원 이하 만 19~34세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2년 만기로 매달 50만 원까지 납입하면 정부 지원금까지 합쳐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정책 금융상품이었으나 청년들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이 마져도 외면당하고 있다. 

21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아 발표한 ‘청년희망적금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 정책상품인 ‘청년희망적금’의 중도 해지율이 5월 말 현재 23.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2월 첫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 속에 최초 가입자가 289만 5546명에 달했으나 1년 3개월 만에 무려 68만 4878명이 중도해지한 것이다. 

납입 금액대별 해지 현황을 보면 10만 원 미만 납입자의 중도 해지율이 4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0만 원 이상~20만 원 미만은  48.1%, 20만 원 이상~30만 원 미만은 43.9%, 그리고 30만 원 이상~40만 원 미만은 40.3%였다. 납입 한도인 50만 원을 채워 다소 경제적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가입자들은 14.8%가 중도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가 높을 수록 중도 해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가입 상한 연령인 만 34세는 중도해지율이 21.2%인 반면 가입 하한 연령인 만 19세의 해지율은 이보다 높아 27.9%에 달했다. 

강민국 의원실은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저축 여력이 떨어지고 지출 변수가 늘어 중도 해지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대 36만원의 정부 지원금이 만기 때 한번에 지급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달 쌓이는 이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것도 해지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강민국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수시로 상품을 점검해 생활·주거 안정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실질적 중장기 자산 형성을 도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 동안 매달 70만원 한도로 적금하면 지원금(월 최대 2만 4000원) 등을 더해 5000만 원 가량의 목돈이 만들어지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 역시 중도 해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대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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