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후유장해 특약'으로 비싼 치매보험을 대신?

피보험자가 신체적 정신적 영구장해가 생겼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이 ‘후유장해 특약’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큰 위험에 대비할 수 있어 인기다.

후유장해 특약에는 상해 특약과 질병 특약 등 두 가지가 있다. 사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해 특약은 보험료가 저렴하다. 반면에 질병 특약은 보험회사의 손해율이 커 보험료도 다소 비싸다. 보험 전문가들은 그러나 질병 특약의 장점이 적지 않다며, 여유가 있다면 3000만 원 안팎 정도로 가입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질병 후유장해 특약의 가장 큰 장점은 신체부위마다 중복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눈을 다쳤다가 귀를 멀더라도 각각의 신체 부위에 대해 약관에 따라 개별 보상해 준다. 

치매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질병 후유장해 특약의 숨겨진 혜택이다. 월 5만 원 안팎의 비싼 치매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이 특약만으로 어느 정도의 치매 비용에 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경계 장해분류표(1~13등급)에서 10등급인 ‘약간의 치매(CDR 척도 2점)’에 해당해도 가입 금액의 40%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치매 보험은 CDR 척도가 3점 이상인 중증 치매를 집중 보상한다. 경증 치매에도 후한 보상금을 주는 상품도 있지만 보험료가 부담인 경우가 많다. <반값 보험료 만들기>를 쓴 장영훈 보험전문가는 “우리나라 65세 노인 인구 중 중증치매에 걸릴 환자의 비율은 고작 1.6%”라며 굳이 비싼 치매보험에 들지 않고도 가성비 높은 특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질병 후유장해 특약을 80세 만기 상품으로 가입한다. 90세 만기 상품이 있지만 보험료가 많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80세 이상 치매 환자가 전체 치매환자의 60%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를 낳기도 한다. 

그럼에도 장영훈 전문가는 “80세 이상의 경우 보험으로 대비하기엔 보험료가 너무 비싸고, 특히 그 나이가 되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큰 효용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차라리 노후자금을 따로 모아 준비하거나 실비보험으로 병원 치료비만 대비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상해 질병 후유장해 특약이 매우 유용한 상품이긴 하지만 가입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보험증권을 반드시 확인해 ‘80% 이상’을 보장하는 고도 후유장해 만을 선택하면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후유장해 3% 이상’이나 ‘후유장해 3~100%’ 또는 ‘후유장해 80% 미만, 80% 이상’을 함께 선택해야 장해분류표 전체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