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2024년의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하면서 올해 최소 3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양한 투자자산이 기준금리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가장 먼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산은 ‘채권’이다.
당장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물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우리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된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 방향을 잡아야 할까.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스트립채권’에 주목할 것을 권유해 주목을 끈다.
◇ 금리 인하에 베팅하려면 장기채권 투자 일반적으로 단기금리는 기준금리의 움직임에, 장기금리는 향후 경기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장기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 장기채권 투자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채권 투자 시 투자원금의 평균 회수기간을 ‘듀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동성이 커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의 변동폭도 커지게 된다. 앞으로 금리하락 기조가 확실시된다면 장기채권의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자본차익이 높아진다.
특히 미국 장기채권의 경우 미국 연준 기준금리의 절대적 수준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그만큼 금리 하락 여지가 클 수 있다. 또 경기가 연착륙하지 않고 둔화되는 경우에는 미국 채권과 달러를 선호하는 현상이 부각되면서 자산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 듀레이션이 긴 스트립채권에 관심을
최근 들어 스트립(STRIP·Separate Trading Registered Interest and Principal of Securities)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에 도입되어 2010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16년부터 장내유통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 규모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 채권은 원금과 이자가 붙어있는 고정금리 이표채권을 각각 원금만 있는 채권(원금스트립)과 이자만 있는 채권(이자스트립)으로 분리 발행해 투자성을 높인 채권이다.
스크립채권을 재결합해 이표채권으로 만들 수도 있어, 이표채권의 현금 흐름을 분리해 원금 및 이자 각각의 무이표채권으로 전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 2회 이자를 지급하는 30년 만기의 이표채를 스트립하면, 30년 뒤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스트립 1개와 6개월마다 만기가 도래하는 60개의 이표스트립채권 등 총 61개의 개별 무이표채권이 만들어지게 된다.
일반적인 30년 만기 채권과 동일 만기의 스트립채권을 비교해 보면, 먼저 스트립채권은 듀레이션이 더 길어, 더 높은 변동성을 가진다. 실제 만기인 30년에 가깝지만 중간중간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듀레이션이 긴 만큼, 변동성이 높아 향후 금리 하락 시 더 높은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원금스트립채권은 듀레이션이 실제 만기에 가까울 정도로 길다. 따라서 금리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극대화되어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도 더 기대할 수 있다. 또 각 개별 스트립채권은 중간중간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만기에 한 번에 상환되기 때문에 금리 하락 시 채권 투자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이자의 재투자 위험’도 줄일 수 있다.
◇ 스트립채권과 ETF 투자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스트립채권은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 같은 이름이 붙은 ETF라 대표적이다. 최근에 이 ETF 2종의 순자산이 2023년 12월 초 기준 3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의 관심이 높다. 미국 장기채 투자상품 수익률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도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세 등으로 미국 30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초장기 듀레이션의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종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팀장은 “현재 미국 장기채권이 저평가 구간에 있고 장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레버리지를 제외하면 해당 ETF가 국내 미국 장기채 ETF 중 듀레이션이 가장 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손실리스크 고려해 장기적 시각에서 분산투자를
국고채나 미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신용위험이나 디폴트 위험이 적다는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은 금리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크다는 얘기이고, 결국 일반 채권형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므로 투자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임종욱 팀장은 “지난해의 경우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동시에 두 자릿수로 하락해, 안전자산인 채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변수는 인플레이션에서 펀더멘털과 금융 안정으로 이동할 것이며, 이는 주식과 채권 간의 상호보완적 자산배분 효과가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특히 채권 자산 자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과거보다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수익에 더해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미 연준의 실제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고 고용시장 둔화가 확인된 후일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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