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회식 자리 건배사 가운데 널리 유행했던 구호가 ‘9988 234’이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아프다 생을 마감하자(4)는 뜻이었다. 아프게 100세를 살아야 아무 의미가 없으며, 오래 고통받지 않고 빨리 편안하게 숨을 거두는 것이 최고라는 의미였다.
유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복, 즉 오복(五福)이 있다. 오래 사는 것 수(壽), 넉넉한 재산을 뜻하는 부(富), 건강과 편안함의 강녕(康寧), 덕이 많아 존경을 받는 유호덕(收好德), 그리고 마지막이 고통없이 후회 없이 죽는 고종명(考終命)이다.
고종명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폐 끼치지 않고 제 명 대로 살다가 편안하고 홀가분하게 가족들 앞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을 가볍게 하며 이승을 떠난다는 뜻이다. 영활(令活)이라고도 했다.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80% 이상이 병원에서 사망한다는 통계가 발표된 바 있다. 대부분이 투병의 아픔을 지고 살다가 가족들이 임종(臨終)도 지키지 못하고 이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