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3040, 은퇴 대비 ‘커버드콜 ETF’를 노려라 <상>

이의현 기자 2024-09-26 08:00:31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

최근 미국에서는 은퇴한 베이비 부머들 사이에서 ‘부머 캔디(Boomer Candy)’라 불리는 ETF가 인기라고 한다. 옵션을 활용해 투자 대상의 변동성을 낮추거나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해, 은퇴자들을 편하게 잠들게 해준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부머 캔디 가운데서도 특히 인기인 것이, 콜옵션을 매도해 얻은 프리미엄으로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이라고 한다. 

한국도 베이비 부머들의 대량 퇴직이 본격화하면서 커버드 콜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직장에서 받던 월급을 대신할 소득원을 찾아야 하는 이들로선 매달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ETF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마침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투자와 연금>을 통해 커버드콜 ETF를 집중 점검하는 기획을 관심을 모았다. 이를 상·하로 나눠 요약해 소개한다.

◇ 커버드콜 ETF,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미국의 ‘부머 캔디’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2년 동안 커버드콜 ETF가 급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은 2022년 7월 말 769억 원에서 올해 7월 말에는 4조원으로 5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ETF의 순자산 증가율 2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국내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 중 약 60%를 50대 이상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버드콜 ETF는 정기적으로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한다. 7월 말 현재 국내 상장된 23개 커버드콜 ETF 가운데 22개가 월배당 ETF다. 국내의 모든 월배당 ETF 상품을 분배율 높은 순으로 나열하면 1위부터 4위 까지가 커버드콜 ETF다. 이동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이런 높은 분배율은 이 ETF가 배당금과 채권 이자는 물론 추가적인 재원을 활용해 분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버드콜 전략은 주식과 같은 기초자산을 보유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콜옵션 매도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수록 손실 폭이 커지므로, 옵션 매도에 대한 대가(프리미엄)를 받는다. 커버드콜 ETF는 이 프리미엄을 재원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데다 여기에 기초자산 보유에 따라 받는 배당 또는 이자를 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분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커버드콜 ETF는 그러나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기초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분배금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기초자산 가치 상승분을 포기하는 전략이기에, 주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장세에서 유리하고 대세 상승장에서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시장 대표지수부터 성장테마까지 기초자산을 다양화하고 콜옵션 매도 방식을 변화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초자산 다양화와 관련해선 올해 7월 말 현재 상품 수가 23종목으로 늘었고, 한국 또는 미국의 종합주가지수나 배당주, 성장테마주, 장기채 등 기초자산 종류도 다양해졌다. 특히 해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 ETF의 성장세가 확연하다. 국내자산을 기초로 한 커버드콜  ETF은 5개인 데 반면 해외자산 기초 커버드콜 ETF는 18개다. 순자산 비중으로는 해외 기초자산 커버드콜 ETF가 94%에 이른다.

특히 S&P 500이나 나스닥 100과 같은 미국 시장대표지수를 기초로 한 커버드콜 ETF가 종목 수나 순자산 규모 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성장테마주 등 잠재력이 높은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 ETF가 출시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런 상품들은 진화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분배금과 가격 상방의 성과를 모두 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콜옵션 매도 방식의 변화로 가격 상방 제한도 완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만기가 짧은 콜옵션을 더 자주 매도하는 3단계 커버드콜 전략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만기가 짧은 옵션을 더 자주 매도하면 옵션 매도 비중을 줄이더라도 분배금 수준이 줄지 않는다. 덕분에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유지하면서도 상방 제한을 상당수 완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동근 연구원은 하지만 “이렇게 진화된 커버드콜 전략이라도 여전히 일정 부분 콜옵션을 매도하기 때문에 기초자산 상승분을 모두 취하진 못하며, 특히 분배금 목표액을 충당하기에 현재 수취한 프리미엄이 부족하다면 추후 콜옵션 매도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며 신중한 전략을 주문했다.


◇ 3040세대도 찾는 커버드콜 ETF… 투자 시 유의사항은?
커버드콜 ETF는 3040세대 투자자들도 최근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커버드콜 ETF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 분배금 재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동근 연구원은 그러나 커버드콜 ETF 투자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루려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 연구원은 우선, ‘토털 리턴(Total Return) ETF’라는 상품과의 비교를 조언했다. 

토털 리턴은 분배금 재원을 알아서 재투자해 주는 방식이라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상품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 한계다. 상품 대부분이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하기에 그 밖의 성장잠재력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많지 않다. 이 연구원은 “일부 가치 상승분을 포기하더라도 성장잠재력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커버드콜 ETF 투자가 더 나은 장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커버드콜 ETF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을 정해야 하는데, 이 때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마켓 타이밍’을 노린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대신 분배금이 들어올 때마다 적립식으로 재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켓 타이밍을 잡으려 주식시장을 지켜보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어 직장생활 등 본업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절세계좌 중개형 ISA 활용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현재 많은 커버드콜 ETF는 해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해당 상품의 분배금 전액은 배당소득세로 과세하는데 세율은 지방소득세 포함 15.4%로 분배금 발생 즉시 원천징수한다. 절세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분배금을 활용하려면 절세계좌를 활용해 커버드콜 ETF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이동근 연구원은 “3040세대 투자자라면 절세를 위해 중개형 ISA에서 커버드콜 ETF를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ISA는 비과세 및 저율 분리과세, 과세이연, 손익통산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있는데다 납입한 원금 금액만큼 과세 없이 중도인출이 가능해 어느 정도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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