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사다리 전략 활용해 개인투자용 국채로  ‘자가 연금’ 만들기

박성훈 기자 2024-09-26 08:27:16

올해 상반기 개인 채권투자 금액은 23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조 2000억 원에 비해 20% 넘게 증가했다. 이대로 라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이유는 우선, 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 실현이 가능했던데다 자산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자에 대한 기대도 한 이유일 수 있다.

여기에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목적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른바 ‘채권 사다리 전략’을 응용하면, 주기적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자가 연금(self-annuity)‘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지난 6월부터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규성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선임연구원이 전하는 채권 사다리 투자전략을 일문일답식으로 풀어 소개한다.

- ‘채권 사다리 전략’이 무엇인가.
“‘같은 종류의 채권을 잔존만기별로 분할매수해 놓는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채권의 만기가 1년부터 10년까지 1년 단위로 각각 달리 설정되어 있다면, 각 채권에 균등하게 은퇴자금을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다. 이렇게 채권사다리를 구축해 놓으면, 첫 번째 만기가 도래한 이후 주기적으로 만기별 채권의 원리금을 지급받게 된다.”

- 채권 사다리 전략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나.
“잔존만기별 채권마다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는 기본적인 방식이 있다. 반대로 채권 만기 시마다 동일한 금액을 수령하는 방식도 있다. 동일금액 납입 방식은 같은 금액을 채권 만기별로 분산해 투자하면 된다. 보다 직관적인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동일금액 수령 방식은 미래에 받을 원리금을 정해 놓고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한 금액만큼 투자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 계산이 필요하다.”

- 개인투자자가 채권 사다리를 구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 동일 채권을 잔존만기별로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내 채권시장에서는 가능할 수 있지만, 거래가 빈번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불리한 가격에 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최근 개인투자용 국채가 출시되면서 개인투자자가채권 사다리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투자용 국채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채권 사다리 전략을 응용하는 것이다.”

- 개인투자용 국채 적립식 투자로 근로자가 연금을 만들 경우 장점은 무엇인가.
“채권 사다리 전략은 목돈을 여러 만기의 채권에 분산투자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개인투자용 국채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면 채권 사다리 전략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10년 만기 개인투자용 국채에 매월 일정 금액을 10년간 투자했을 경우, 매월 투자한 채권은 모두 만기가 10년으로 같은 채권이지만 각기 다른 시기에 투자함으로써 마치 만기가 다른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채권 사다리 전략을 구사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이로써 주기적으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가 연금이 구축되는 것이다.”

- 개인투자용 국채의 적립식 투자를 통해 자가 연금을 만들면 세 가지 장점이 있다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 우선,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개인투자용 국채는 가산금리가 더해져 같은 조건의 일반 국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채권 원리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다. 채권 사다리 전략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했다가 약정된 원리금을 지급받는 것이다. 채권 보유 기간 동안은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주식 등 변동성 높은 자산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운용 중이라면 시퀀스 리스크(sequence risk)를 완화할 수 있다.”

- 시퀀스 리스크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포트폴리오에 주식 비중이 많거나 금리 변동에 취약한 채권형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시퀀스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일부를 개인투자용 국채 적립식 투자에 할애했다면 시퀀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비교적 금리 변동에 덜 영향을 받으며 주기적으로 채권원리금이 들어와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노후 대비 투자자에게 개인투자용 채권은 매우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다.”

- 개인투자용 국채에 관해 좀더 소상하게 소개해 달라.
“개인이 전용계좌를 통해 매월 최소 10만 원, 연간 최대 1억 원까지 청약을 통해 매입할 수 있는 국채다. 10년 물과 20년 물이 있다. 각각 발행수량이 정해져 있다. 만기 보유 시 표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연복리 이자로 지급한다. 매입액 기준 총 2억 원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은 15.4%로 분리과세한다. 중도환매는 매입 1년 후부터 정해진 총량 내에서 신청을 받는다. 중도환매하면 가산금리, 복리, 세제혜택은 받지 못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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