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에 붙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충수(蟲垂)’라고 부른다. 충수는 어릴 때 병균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면역계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충수 대신 다른 부위의 감염 방어력이 높아진다. 충수 부위에 발생하는 염증을 우리는 ‘충수염’이라고 한다. 충수염이 생기면 복부 오른쪽 아래가 아프고 단단한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아픔이 크고 메스꺼운 느낌에 식사도 제대로 못한다.
충수에서 림프조직이 증식하면 입구가 닫히게 된다. 이렇게 막힌 충수 내부에서 세균이 증식해 염증이 일어나면서 복통을 느끼게 된다. 급성 충수염의 경우 10대부터 30대 사이에서 자주 발생한다. 충수 내부 염증이 점점 진행해 터져버리면, 세균이 복강 내부에 번져 복막염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으니 빠른 치료가 필수다.
급성 충수염이 의심된다면 과거 병력을 먼저 확인하고 오른쪽 아랫배를 눌러 통증 정도를 살피는 것이 순서다. 혈액검사로 염증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복부 초음파 검사나 CT 검사로 복부를 관찰하기도 한다. 염증이 발생한 충수를 제거하는 수술이 보편적이다. 복부를 5~10cm 정도 절개해 충수를 들어내는 개복술이 일반적이다. 배에 작은 구멍을 내어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도 있다.
수술 후에는 하루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처 부위가 아물 때까지는 격렬한 운동이나 큰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이 좋다. 기침이 날 때는 베개로 배를 지지해 준다. 평소보다 피곤을 많이 느낄 수 있으니 푹 쉬어야 한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급성 충수염을 ‘맹장염’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맹장은 대장의 한 부분이고, 충수는 맹장에 나온 꼬리를 말한다. 따라서 ‘맹장염’이라고 하기 보다는 ‘급성 충수염’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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