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용 국채로 ‘자가 연금’ 만드는 ‘채권 사다리 전략’을 아시나요

이의현 기자 2025-03-05 11:46:13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최근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 실현이나 이자 수익이 기대되는데다 중장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좋은 편입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여러 채권의 만기가 찾아올 때마다 원리금을 받는 방식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려고 하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이규성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선임매니저는 “채권도 주식처럼 다양한 투자 전략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채권 사다리 전략’을 응용하면 주기적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자가 연금’(self-annuity)을 만들 수 있다고 전한다. 지난해 6월부터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투자 범위는 더욱 확대되었다. 이 선임매니저가 전하는 채권 사다리 전략에 관해 알아보자.

◇ 개인투자용 국채 제대로 알기

개인투자용 국채란, 개인이 전용계좌를 통해 매월 최소 10만 원, 연간 최대 2억 원까지 청약을 통해 매입할 수 있는 국채를 말한다. 10년물과 20년물만 있었으나 올 3월부터는 5년물이 추가됐다. 발행수량은 정해져 있다. 만기 보유 시 표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연복리 이자로 지급한다. 매입액 기준으로 총 2억원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은 15.4%로 분리과세한다. 

중도 환매는 기존에는 공표된 해당 월의 한도금액 내에서 선착순 마감했지만, 앞으로는 중도환매 신청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해당 월의 중도환매 금액을 변경할 수 있어 투자자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도환매하는 경우 가산 금리와 복리, 세제혜택은 받지 못한다. 

◇ 채권 사다리 전략 활용법

채권 사다리 전략은 같은 종류의 채권을 잔존만기별로 분할 매수해 놓는 전략을 말한다. 어떤 채권의 만기가 1년부터 10년까지 1년 단위로 각각 달리 설정되어 있다면, 각 채권에 균등하게 은퇴자금을 나누어 투자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첫 번째 만기가 도래한 이후 주기적으로 만기별 채권의 원리금을 지급받게 된다.

채권 사다리 전략에는 우선, 잔존만기별 채권마다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는 기본 방식이 있다. 채권 만기 때마다 동일한 금액을 수령하는 방식도 있다. 동일금액 납입 방식은 같은 금액을 채권 만기별로 분산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동일금액 수령 방식은 미래에 받을 원리금을 정해 놓고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한 금액만큼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계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동일 채권을 잔존만기별로 구하는 것이 어려워, 개인투자자가 채권 사다리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았다. 거래가 많지 않아 투자자에게 불리한 가격에 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인투자용 국채가 나오면서 채권 사다리 구축이 한결 쉬워졌다. 개인투자용 국채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채권 사다리 전략을 응용하는 것이다. 

◇ 개인투자용 국채 적립식 투자로 만드는 ‘자가 연금’ 장점 세 가지

자료=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우선,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개인투자용 국채는 가산금리가 더해져 같은 조건의 일반 국채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채권 원리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금리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다. 만기 전 채권을 매도하거나 일반적인 채권 형 펀드, ETF 등에 투자했다면 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지만, 채권 사다리 전략의 목표는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했다가 약정된 원리금을 지급받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은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주식 등 변동성 높은 자산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운용 중이라면 시퀀스 리스크(sequence risk)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시퀀스 리스크는 같은 정도의 손실이더라도 은퇴 후기보다 은퇴 초기에 입을 때 회복이 더 어렵다는 점을 내포한 위험이다. 시퀀스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회피하려면 수익률이 너무 낮지 않게 유지하면서 손실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이규성 선임매니저는 “포트폴리오에 주식 비중이 많거나 금리 변동에 취약한 채권형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시퀀스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일부를 개인투자용 국채 적립식 투자에 할애했다면 시퀀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변동에 덜 영향을 받으면서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채권 원리금으로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노후 대비를 염두에 둔 투자자에게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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