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고령화 트렌드⑦ ‘시니어 육상대회’ 풍성한 독일

이의현 기자 2025-03-07 09:16:21
독일 시니어 육상대회 모습.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독일은 전국 주요 지역에서 시니어 육상대회가 열린다. 이른바 독일 시니어 육상 선수권 대회(Deutsche Seniorenmeisterschaften der Leichtathletik)다. 라인헤센(Rheinhessen) 지역의 경우 작년만 해도 2월에 루드비히스하픈을 시작으로 5월과 6월에 잇달아 엘젠펠트와 에르딩, 그리고 9월에 라게, 10월에 아이하흐 등 모두 다섯 차례나 시니어 육상대회가 열렸다. 

아마도 전 세계 유일하게 시니어 육상 선수권 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국민들이 큰 애정과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나라는 독일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시니어 선수권 대회는 테니스와 배구, 탁구, 체스 등 다양한 종목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단연 ‘육상’이다.

시니어 육상대회는 1972년 ‘독일 시니어 우승 대회(Deutsche Senioren-Bestenkampfe)’라는 이름으로 아담하게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욕에 비해 아무래도 초기에는 운영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때문에 높이 뛰기나 장대 높이 뛰기, 멀리 뛰기 같이 시니어들에게 체력적으로 힘든 여러 종목을 하루 이틀 안에 모두 치르는 바람에 혼란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1976년부터 육상과 경보, 그 밖의 종목들의 경기 일정이 조율되고 체계를 갖춰 가기 시작했고, 1979년부터 대회 기간이 3일로 확정, 연장되고 세부적인 운영 규칙이 마련되는 등 자리를 잡아가게 됐다. 이후 1984년 ‘독일 시니어 우승 대회’부터는 ‘시니어 1’과 ‘시니어 2’로 나눠 30~45세 남녀와 50세 이상 남녀가 각각 경쟁을 하는 체제로 굳어 졌다. 그러면서 참가 신청과 지원은 더 폭발적으로 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독일 시니어 우승 대회’는 1988년에 막을 내리고 지금은 ‘독일 시니어 선수권 대회’와 ‘독일 시니어 선수권 대회 2’ 두 대회 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대회는 현재 독일육상연맹이 총괄 관리운영할 정도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수민 씨는 “매년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 날짜와 일정이 시니어들에게 개별적으로 제공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해, 지역별로도 많은 시니어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에도 이런 시니어 체육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려 시니어들의 건강과 행복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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