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과학자 뉴턴도 ‘몰빵 투자’에 대참사… 결국은 분산투자가 정답?
2025-06-05

우리나라 60~64세의고용률은 64%에 이른다. 정년 후에도 3명 중 2명은 일을 한다는 얘기다. 은퇴 후에도 평생 일을 해야 한다는 자조적인 말도 나온다. 문제는 하고 싶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계속 일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는 서구에 비해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나이가 10년 정도 빨라, 많은 퇴직자들이 재취업을 선택한다. 하지만 소득은 줄고 지출은 계속 늘어 노후 대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이 서구사회와 우리의 노후 준비 차이와 그 해결책을 소개해 주목된다. 김 고문의 최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TV 강연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요약소개한다.
- 우리와 서구사회의 노후 대비는 무엇이 다른가.
“먼저, 공적연금의 차이가 뚜렷하다. 우리 국민연금의 경우 납입기간과 보험료율이 현격히 떨어진다. 보험료율의 경우 OECD 평균이 18%다. 프랑스가 27.8%, 영국이 25.8%, 네덜란드가 25.5%, 독일이 18.6%, 일본은 18.3%다. 우리는 이제까지 9%였다가 최근 연금개혁으로 13%로 상향조정될 예정이지만 서구사회에 비해선 상당히 낮다. 납입기간도 문제다. 서구사회는 35년 가량 공적연금을 납입하는데 우리는 현재 국민연금 수령자 기준으로 봐도 20년이 채 안되고, 2050년 수령자도 평균 24년 안팎에 불과하다.”
- 고용시장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다.
“정년과 재취업 시장의 현실을 봐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은 정년이 없다. 우리는 명목상 정년은 만 65세지만 실질 퇴직 나이는 55세 전후다. 서구 사회는 명목 정년이나 실질퇴직 모두 65세다. 일본은 명목상 정년은 60세지만 기업들이 70세까지 계속고용제도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한국의 실질퇴직 시점과 10년 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우리는 재취업에 뛰어들지만, 소득이 재취업 직후 40%나 하락하고 이후로도 계속 줄어 든다. 우리는 저축액이 가장 많을 때가 50대인데 주된 직장에서 일찍 나오고 소득이 하락하니 저축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서구사회와 다른 점이다.”
- 은퇴기에도 지출이 너무 많아 노후 대비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
“더블 케어와 지출구조의 문제가 크다. 성인자녀와 노부모를 함께 돌봐야 하니 부담이 만만치 않다. 우리는 자녀 사교육비와 결혼비용, 노부모 복지와 간병 부담 등이 서구 사회에 비해 월등하다. 50대와 60대 중반까지 재취업 후 소득은 줄고 더블 케어 지출은 늘어나니 마이너스 저축의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 지출구조의 문제다.
- 사적연금 대비도 서구사회에 비해 미흡한 것 같다.
“우리는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퇴직금 중간정산이 많았다. 정작 퇴직 때 퇴직금은 적고,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후에도 자산의 90%를 DC형에 묻어 낮은 이자율의 예금에 자산이 몰리다 보니 자산 축적에 실패하기 일쑤다. 사적연금으로는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얘기다. 중도인출과 사적연금의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퇴직연금 무력화’라는 이야기 까지 나올 정도다. 공적·사적 연금 구조가 여전히 서구에 비해 약한 것이다.”
- 평균수명과 건강 수명도 노후 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안다.
“평균수명이나 건강수명은 노후 지출과 직결된다. 우리 평균 수명이 남녀 평균 84세다. 세계 1위인 일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국은 78세다. 서울지역 부부 월지출 적정비용을 대략 330만 원 정도로 계산할 때, 평균 수명 78세인 미국인이 그 때가지 31억 2000만 원 가량을 지출하는 반면 한국은 84세까지 33억 6000만 원 가량을 지출하는 셈이다. 평균 수명 6년 차이에 2억 4000만 원이나 더 지출이 많아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소득이 더 없어지니 문제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건강수명이 73세이니 11년 정도는 질병 속에 살아야 하니 노후 지출비용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 서구사회에 비해 우리의 노후준비가 미흡한 이유를 종합 정리해 달라.
“먼저, 한국은 주된 직장생활 기간이 서구 사회보다 짧다. 둘째, 공적 사적 연금 준비가 모두 부족하다. 셋째, 50대에 더블 케어로 지출이 폭증한다. 넷째, 평균 수명은 길지만 건강수명이 짧다. 다섯째, 정년 후 재취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마지막으로, 60대 고용률은 비슷하지만 서구사회가 계속 주된 직장노동에 종사하는 반면 우리는 재취업 노동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것들이 우리 노후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 그렇다면 우리는 노후를 위해 개인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먼저, 정년에 얽매여선 안된다. 60세는 제도일 뿐, 절대기준이 아니다. 둘째, 재취업 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정년 이후 소득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더블 케어 지출을 잘 통제해야 한다. 자녀 교육과 결혼 지원, 노후 간병비 등의 지출 전략을 잘 짜야 한다. 넷째, 40대 때 저축 스텝 업이 필수다.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출이 증가하는 것에 대비해, 강제저축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연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 국민연금 수령 시점이나 납입 기간, 추가 닙입 등을 선택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잘 해야 한다. 퇴직연금도 장기수익률을 봐야 한다. 중도인출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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