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고령화 트렌드⑫ 美 재택 치매 카운슬링 서비스

이의현 기자 2025-09-02 14:18:07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치매 환자 수가 5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이 수치가 2050년이면 1억 500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형편이다. 미국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한다. 3년여 전에 이미 600만 명이 넘어섰고, 65세 이상 인구의 10%가 치매 환자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85세 이상 국민의 3분의 1이 치매 진단을 받고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보고도 있어, 현재 미국 전역에서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어떻게 돌보고 지원할 것인지가 큰 고민거리다. 그 대안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치매 환자 전담 카운슬링과 다양한 테라피 서비스라고 한다. 집에서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통원이 어려워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치매환자들에게 딱 이다.

최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관련 소식을 올린 이경원 텍사스 주립대학 교수에 따르면 치매 환자들 가운데 운전을 포기한 사람들이 적지 않아, 제대로 된 상담이나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이 서비스를 받고부터는 병원을 가지 않고 집에서도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다들 상당히 만족스러워 한다고 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간호사가 치매 환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약물 관리나 기본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심리상담가가 치매 환자 집을 찾아가 진단 초기의 불안과 우울증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런 저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심리상담사의 어떤 자격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치매 환자는 인지행동치료 혹은 음악치료나 미술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치매 완화 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진단 초기의 우울증이나 심리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음악치료와 미술치료는 인지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고 한다.

재택 치매 치료 서비스를 맡는 카운셀러 등은 치매 환자의 집을 방문할 때 집의 안전 상태부터 점검한다. 안전을 위협한 위험요소는 없는 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 또 어떤 음식을 자주 먹는지를 조사해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간편식, 소화가 잘되는 음식 등에 관한 조언도 준다. 간병인이나 가족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며 환자의 치매 진행을 억제할 다각적인 방안을 함께 찾는다.

특히 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이 서비스는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65세 이상 노인 대상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에 포함되어 있어, 치매 노인들이 큰 의료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신청자가 많아 이 제대로 받아 보려면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다는 한 치매환자 가족은 큰 의료비 부담 없이 오히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부부 간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고 가족 간의 역할 분담이나 역할 재배치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진정한 ‘가족’이 다시 만들어지는 놀라운 경험도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아직 우리는 관련 법규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치매 카운슬링 같은 의료 행위는 아직 도입이 요원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도 치매 환자 등 특정 기저질환자에 한해 제한적인 범위에서라도 이런 서비스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법하다. 하지만 원격의료 논의 조차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 미국처럼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점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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