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투자자들에게 인기 많지만 '리스크' 커 주의해야 할 상품들 무엇?

경제신문 기자가 <한 권으로 끝내는 절세배당 은퇴공식> 통해 일러주는 '고수익'이지만 '리스크'도 큰 상품들
이의현 기자 2025-09-05 17:01:46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은퇴(예정)자들은 노후를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보내려 연금저축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를 많이 한다. 이들이 가진 퇴직금 등을 겨냥해 '고수익 보장'이라는 문구 등으로 투자를 유혹하는 상품들이 넘쳐 난다. 하지만 기대수익이 높을수록 리스크도 큰 법,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자신의 노후를 잘 대비하려면 그런 상품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권으로 끝내는 절세배당 은퇴공식>이라는 베스트 셀러를 쓴 김제림 매일경제신문기자가 세금과 건보료 줄이는 '현금흐름 만들기', 특히 배당주와 ETF 등을 통한 은퇴자금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은퇴자들이 주의해야 할 상품들도 제시했다.  

첫째,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다. 1년 동안 배당금만으로 원금을 넘길 수 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미국 자산운용사 일드맥스가 출시한 일련의 커버드콜 ETF들이 대표적이다. 주가 변동성은 크지만 적은 은퇴자금으로 적지 않은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해 큰 인기를 끌었다.

앤비디아, 테슬라, 팔란티아 같이 변동성이 큰 자산을 기초로 삼은 ETF들인데, 연간 배당률이 100%를 넘볼 정도였다. 미국 기술주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는 주가도 더 오르고 분배금도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2월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원 분배금도 줄고 주가까지 크게 떨어져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커버드콜 전략이란, 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콜옵션(매수 권리)을 매도하는 투자법이다. 옵션을 팔면 프리미엄 수익을 얻게 되어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 손실을 일부 방어할 순 있지만, 자산 가격이 예상보다 더 높이 오르면 이미 옵션을 팔았기 때문에 차익실현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은퇴자 입장에서는 당장 큰 배당을 받을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이 훼손되고 회복도 쉽지 않을 수 있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김 기자는 설명했다. 국내 커버드콜 ETF와 달리 배당금 예측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은퇴자금으로 현금흐름 유지가 중요한 입장이라면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주식을 기반으로 하기에 절세 차원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갑자기 배당금이 늘어나면 금융종합과세 기준인 연 2000만 원을 맞추기 위해 부득히게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배당만 보고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브라질 채권이다. 우리나라와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이 면제된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끈 바 있다. 아무리 투자규모가 커서 이자수익이 많아져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지 않고,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상실 같은 불이익이 없어 인기다.

현지 화폐인 헤알화 또는 달러로 투자가 가능하다. 달러로 투자하면 헤알화 가치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BB등급이라 고위험군에 속함에도 10% 안팎의 표면 금리에 투자 수익률은 이 보다 높아 미국 채권 대비 수익률이 2배 가량 높다.

헤알화가 안정적이라면 더 인기를 끌 수 있다. 다만, 채권 금리가 높다고 해도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 채권 표면금리의 약 1% 가량인 매매수수료와 환전 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헤알화 자체가 원낙 변동성이 있는 화폐라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김 기자는 조언했다. 

세 번째로는 만기 ELS 상품이 지목됐다. ELS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가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기초 자산이 일정 기간 미리 정한 범위 내에 머무르면 약속된 수익률이 지급되는 구조다. 지수를 기초로 하는 상품은 6~10%대, 개별 종목을 기초로 하는 상품은 연 10% 이상의 수익률이 나온다.

주식에 비해 원금 손실 위험은 적으면서 1년 이내 짧은 투자 기간 동안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조기 상환은 가입시점 주가의 80~90%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보통 만기는 3년인데, 만기 상환은 투자 기간 동안 녹인(knock-in)에 걸리지 않으면 45~50%만 넘어도 원금손실 없이 약속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은 일단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하락 폭 만큼 원금을 그대로 잃게 된다는 것이 리스크다. 주가가 40~50%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초자산이 3년 만기가 될 때까지 회복하지 못해 원금손실이 나는 사례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고 하니 주의가 요구된다.

만기 상환 시 3년치 이자를 한꺼번에 받아 금융소득종합과세나 건강보험료 부담이 단기에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조기상환에 실패해 만기상환할 경우, 금융소득이 단번에 크게 늘 수도 있어 과세를 피하기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녹 인이 나 연간 수익률만 보지 말고 가능한 조기 상환 확률이 높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리츠' 상품이다. 고배당 뒤에 숨은 유상증자 리스크를 살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리츠는 공모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한 뒤 여기서 나온 운용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이다. 가격이 1만 원대 이하인 경우가 많아, 적은 비용을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홍보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상품은 저금리 때는 적은 비용으로도 쉽게 레버리지를 활용해 자산을 늘릴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당수 리츠가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다. 리츠의 유상증자는 우랑 자산을 추가로 편입해 주당 배당금울 높이는 효과는 있으나 주가가 떨어져 원금이 갑자기 줄어들면 노후 자금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으니 항상 유의해야 한다.

그나마 최근에는 유상증자 대신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한다. 김 기자는 "배당을 목적으로 리츠에 투자한다면, 유상증자 리스크가 있는 개별 리츠보다는 리츠 ETF가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권했다.

마지막으로, 공모주 투자다. 상장을 앞둔 기업에 청약해 상장 후 매도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재테크 상품이다. 이른바 따블 혹은 따따블 하는 종목이 나오다 보니 인기가 더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안정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하기 어렵다. 공모가 자체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면서 상장 첫날부터 추락하는 종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도 신주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나면 주가는 더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기관투자가들의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시초가 수익률이 65%였다. 35% 손실이 났다는 얘기다.

마이너스 통장까지 동원해 많은 주식을 배정받았다가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김 기자는 그럼에도 미련이 남아 공모주 투자를 하고 싶다면, 최소의 금액으로 균등 배정 물량만 받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경쟁률이 낮아 배정을 많이 받더라도 10주 정도에 불과하므로 손실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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