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모리슨 한국입양홍보회 회장 “입양은 아름답고 당당한 것입니다“

이의현 기자 2023-05-25 10:40:39


스티브 모리슨(66·한국명 최석춘) 한국입양홍보회 설립자 겸 회장이 11일 ‘입양의 날’을 기념해 10일 한국을 찾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리슨 회장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입양은 아름답고 당당하며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분명 개선할 점이 있고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도 알지만, 아예 없애는 건 능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리슨 회장은 “원가정 복귀가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국내 입양, 그마저도 어렵다면 최후의 대안은 결국 해외 입양”이라고 말했다. “해외 입양마저 막힌다면 아이들이 갈 곳은 보육 시설밖에 없다”면서 “아무리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보육시설이라도 가정을 대신할 순 없다”고 힘 주어 말했다.

‘헤이그 국제아동입양 협약’대로 아동 중심의 입양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외 입양을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아동에게 최우선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모리슨 회장은 입양인과 그들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인 부모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입양아에게) 또 다른 기회가 준 것이라 여기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입양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다”라고 격려했다. 또 “입양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끌고 간 다면 분명 제 가족처럼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회장은 “양부모에게 왜 날 받아들여 줬느냐고 묻자 ‘우리가 더 많은 축복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답해 주었다”며 “그 말을 듣던 순간 어린 시절 내가 받았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입양 이후 50여 년의 삶을 되돌아보면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내가 받아왔던 사랑을 이제는 다른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강원도 동해시에서 태어난 모리슨 회장은 걸핏하면 가정 폭력을 일삼는 생부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떠난 생모 탓에 어린 시절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5살 때 동생을 데리고 길거리로 나와 온갖 고초를 겪다가 묵호항에서 동생을 잃고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후 동생을 찾아 전국을 헤매다가 14살이던 1970년 일산의 한 보육시설에서 입양이 결정되어 미국에서 양부모와 함께 살게 되었다.

모리슨 회장은 “양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내 꿈을 ‘좋은 부모가 되는 것’으로 정했다”며 “반백 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그도 퍼듀대 우주항공과를 졸업했고, 인공위성과 발사체를 연구하는 방산업체인 미 항공우주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40여년간 근무하다 2021년 은퇴했다. 1982년부터는 미국 홀트아동복지회의 이사를 맡고 한국입양홍보회를 결성해 미주 한인들에게 입양을 돕고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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