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신간] <인제에서 살아보기>

조진래 기자 2023-06-14 09:58:56

이 책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도심권사업팀이 냈다는 점에서 일던 눈길을 끈다. 2022년 가을에 신중년 10명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청정지역 ‘인제’로 여행가는 것처럼 떠나 인제 지역살이를 탐문하는 모습을 그린 책이다. 

인제의 멋드러진 자연과 문화뿐만 아니라 20대에서 70대까지 인제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록했다. 2020년에 처음 발간했던 <남원에서 살아보기>와 2022년 <강릉에서 살아보기>에 이어 ‘여행처럼 시작하는 지역살이 가이드북’세 번째 권이다.

한 때 군 입대를 할 때마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하는 자조 섞인 한 숨을 내게 했던 그 인제가 이제는 다양한 문화시설까지 갖춘 최고의 지역살이 선호지역으로 탈바꿈했음을 서울시가 보증한 셈이다.

1명의 신중년들은 각각 미션을 부여 받아 이 지역의 자연과 환경, 문화와 예술, 그리고 지역 기반 비즈니스 등을 탐색한다. 인제라는 ‘자연 마을’ 자체를 너무 사랑해 귀촌한 사람들은 물론 문학과 예술 관련 시설을 운영하거나, 전공을 살려 지역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보는 인제에서의 삶을 전해 준다. 

여기에 농촌 마을 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는 마을 대표, 평화와 생명 운동을 하는 사람들, 지원기관에서 이들을 돕는 활동가와 공직자 등을 통해 인제에서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전해 듣는다.

저자들은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말이 이제는 ‘인제(이제야) 가서 원통하다’는 말로 바뀐 지 오래라고 말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1시간 40분이면 닿을 수 있게 된 것이 결정적이다. 서울의 2.7배 면적에 이르는 광활한 자연 마을이라 귀촌처로 인기가 높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을 만큼 청정 자연 마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남한 최고의 명산 설악산이 지근거리에 있고 점봉산과 방태산, 대암산 등 1000미터가 넘는 고산들이 계절마다 색다른 풍광을 선사하며 자연 마을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여기에 미시령과 한계령, 은비령 등 안개와 풍광이 어우러지는 이름난 고개들과 백담계곡, 선녀탕, 대승폭포 같은 최고의 자연명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고 한때 ‘오지 트레킹’으로 악명이 자자했던 진동계곡도 이젠 지금거리다.

이밖에 백담사와 한국시집박물관, 박인환문학관, 여초서예관 같은 문화예술 공간도 함께 어우러져 있다. 군 단위 지역으로는 매우 드물게 영화관까지 생겨 자연과 문화, 인문이 조화를 이루는 귀향 귀촌의 첫 손 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060을 중심으로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지역 살아보기’의 대상지로 더 없이 훌륭하다는 게 10명의 신중년 탐방자들의 결론이다.

비록 그것에 완전히 정주하지는 않더라도 정기적인 방문·여행지이자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수 있는 많은 장점이 있다고 이들은 소개한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다 보며 ‘귀촌 맛보기’를 하다 보면 인제에서 노년 살기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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