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신간] 세르게이 영 <역노화>

조진래 기자 2023-09-07 19:21:33

저자는 ‘장수비전펀드’의 설립자다. 그는 이 책에서 일관되게 ‘역(逆) 노화’의 실현 가능성을 주장한다. 우리는 지금 ‘장수혁명’이라는 과학적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와 있다고 말한다. 나이 들수록 더 젊어져, 멀지 않아 30대의 몸으로 200세까지도 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심지어 ‘영생(永生)’이 가능한 시대까지 얘기한다. 그 근거는 ‘기술’이다. 노화 속도보다 더 빠른 과학과 기술의 진보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노화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낙관한다. ‘젊게 오래사는 시대’가 곧 온다는 것이다.


◇ 급격한 수명 연장 가능하다
저자는 “미래에는 ‘유전병’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태아 때부터 검사·치료 하는데다 각종 신체기능이 업 그레이드 되기 때문이란다. 전염병과 정신병도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 슈퍼 컴퓨터와 인공지능 덕분에 이젠 급격한 수명연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몸 안에 심장과 폐, 신장, 췌장을 대체할 기계장치를 설치해 5~10년 주기로 정기점검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예견한다.

위험한 일은 로봇과 기계가 대신할 것이기에 사고사도 거의 없을 것이라 한다. ‘아바타’가 있고, 사망 전에 뇌를 디지털화해 클라우드에 백업 해 놓기에 이별의 느낌도 지금과 사뭇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의학·기술의 진보 속도가 노화 속도보다 빠르다면 ‘무한히 살 길’도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도 10년 내에 그런 기반을 다질 시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했다.

◇ 노화는 이제 ‘치료 가능한 질환’
노화는 유전체 불안전성, 텔로미어 마모, 후성유전적 변화, 단백질 항상성 상실, 영양소 감지 능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세포 노화, 줄기세포 고갈, 세포 간 소통 변화 등에서 온다. 단백질 교차결합도 주름과 동맥경화, 백내장, 심부전 등 다양한 노화 징후를 보여 준다. 노화는 한 때 ‘피할 수 없는 현실’ 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역적 질환’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유전자 외에도 ‘후성유전제’ 내의 화학적 변화가 인지기능 저하나 알츠하이머, 에이즈 등 각종 질환과 노화의 특징을 알려주어 치료 가능성을 높여준다. 실제 나이보다 젊게 느끼는 ‘심리적 연령’도 실제 생물학적 연령에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집단은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발병률이 적고, 폐와 근육 기능은 더 좋으며, 인지력이나 수면의 질도 더 좋다고 한다.

◇ 장수를 둘러싼 오해와 4가지 혁신기술
저자는 “장수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은 ‘다시 젊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생체시계를 되돌리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육체 복제’를 통해 근육과 장기 조직 복구 및 재생 가능성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수 가능성을 잘 믿지 않는다. “몸만 고생이지”라는 생각, “오래 살면 뭐해? 인구 과잉인데”하는 생각, 그리고 장수 가능성 자체를 믿으려 하지 않는 생각 탓이다.

하지만 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수명을 비약적으로 연장시킬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축적되고 있어 곧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결과가 급격히 나타날 것이라고 확언한다. 우려와 달리 장수혁명이 세계의 ‘인구 균형’을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유전공학과 재생의학, 헬스케어 장비, 건강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그 배경으로 든다.

◇ 장수 혁명의 최전선 기술 ‘유전공학’
인간 게놈 프로젝트 덕분에 인간은 무엇이든 유전공학으로 치료할 길을 얻고 있다. 170달러면 자가 진단 CRISPR 키트를 구매할 수 있고 CRISPR-Cas9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로 건강한 유전자를 주입해 필요 단백질을 만들 수도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와 후성유전체를 둘 다 조절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건강 장수의 길이 더 넓어졌다. 특정 암세포만 공격하는 CAR-T세포치료법은 생존률이 80%에 달한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장수 유전자 프로젝트 덕분에 심혈관계 질환과 알츠하이머, 제2 당뇨, 종양 등 노화 관련 질환에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들이 여럿 발견되었다.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바꾸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유전공학 연구 비용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 미래에는 유전공학으로 단 숨에 병을 고치는 비용이 한 사람의 평생 치료비보다 저렴해 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재생의학 “완전한 인공심장도 멀지 않았다”
줄기세포 치료는 체내의 손상된 조직은 물론 신경계까지도 복원시켜 준다. 이제 우리 몸은 원래의 장기, 고쳐진 장기, 교체된 장기로 이뤄진 ‘인체 2.0’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줄기세포 치료법은 그러나 아직은 임상시험 단계이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줄기세포 치료업체는 10곳 정도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심각한 신경 질환에 효과적인 줄기세포 치료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한다.


출생 때 수 천 달러, 보관비로 매년 200달러를 내면 자녀의 제대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대다. 줄기세포 치료법은 척추나 당뇨, 알츠하이머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조만간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나 바이오 리액터 등 새로운 이종 장기이식 기술로 복제한 맞춤형 인공 장기도 부작용 없이 이식받는 날이 도래할 전망이다. 완전한 인공 심장도 이제 꿈이 아니라고 저자는 자신한다. 

◇ 장수혁명의 핵심 ‘헬스케어’와 ‘건강진단’
‘조기 진단’은 장수 혁명의 핵심이다. 착용형·섭취용·매립형 휴대 장비들이 ‘신체인터넷’에 연결되어 암이나 심혈관 질병으로 인한 조기사망을 급격히 줄여 줄 것이다. 이런 ‘선제적 의료’가 보편화되어, 예방 가능한 질병 때문에 일찍 죽는 사람이 더는 없어질 전망이다. 저자는 그때까지 20년도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비싸고 위험한 ‘생체검사’ 대신 소변이나 타액 등으로 종양이나 전염병 흔적을 빨리 찾아내는 ‘액체 생검’도 이미 사용 초기 단계이다. 면 봉에 묻힌 타액으로 질병의 유전자 소인을 확인하고, 0.02% 이하의 DNA로 각종 위험성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유전형질분석 검사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후성유전체’ 진단·치료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 많은 스타트 업이 그 힘이다.

◇ 정밀의학으로 스스로 건강관리 한다 
세계적 정밀의학센터인 ‘휴먼롱제비티’는 “암이나 심장마비, 뇌졸중 같은 질병들을 80% 까지 탐지해 내는 기술이 눈 앞에 와 있다”고 밝혔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약도 개발된다. 정밀의학으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해 진다. MIT공대·구글의 인공지능 솔루션은 유방암과 폐암, 폐렴, 알츠하이머를 98% 정확도로 진단한다. ‘원격의료’는 사망률과 병원 재 방문율을 낮춰준다. 

정밀의학이 변화시킬 다음 영역은 ‘의료보험’이다. 보험료 청구 비용이 줄고 그 이득을 고객들이 향유하게 된다. 맞춤형 정밀의학이 보편화되면 대형 제약사의 행보가 바뀌고 업계 양상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머지않아 건강 증진, 생산성 증대, 의료비용 감소, GDP 상승, 정부의 사회 프로그램 지출 절감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 200세 이후의 삶
저자는 양자 컴퓨터와 범용 인공지능 덕에 인간 장수의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많은 장수전문가들도 수십 년 내로 범용인공지능이 나와, 양자 컴퓨터와 범용인공지능이 합쳐져 영생(永生)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호언한다. 저자는 “인간의 생물학적 영생 도달시점은 알 수 없지만, 그때는 아마도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진화하는 ‘생체공학 장기’ 덕분이다.

미래에는 지름 50~100나노미터 로봇이 몸 안을 돌아다니며 모든 형태의 진단과 유지, 수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혈액을 따라 움직이며 암까지 제거할 수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뇌-기계 인터페이스’다. 손 하나 까딱 않고도 정보를 보내고 주변 환경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희대의 천재’ 일런 머스크가 세운 ‘뉴럴링크’ 등이 이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 젊고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 실천해야 할 10가지
저자는 “더 오래 살고 싶다면 장수 생활습관을 지금 당장 실천하라면서 ‘장수 생활 습관 10가지’를 소개한다. 정기적인 종합 건강검진이 첫째다. 시중의 자가 진단기기도 유용하다. 다음은 흡연과 음주, 지나친 당 섭취 등 ‘나쁜 습관’ 끊기다. 약물중독과 음주 운전, 운전 중 한눈 팔기 같은 ‘어리석은 짓 않기’도 강조한다. 이른 시간에 먹고 끼니 줄이기, ‘음식=약’이라는 생각도 필수라고 한다.

필수 비타민이나 오메가3 등 보조제 섭취도 권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중심으로 한 ‘일어나기’와 ‘충분한 수면’도 건강 장수에 필수라고 말한다. 매사에 느긋하고 명상을 생활화할 것도 조언한다. 마지막은 ‘생각으로 젊어지기’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지니라고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