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 시사 상식] 가베노하나(壁の花)

박성훈 기자 2023-06-16 08:17:44

모임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혼자 우두커니 구석에 서 있다가 발길을 돌린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영어에서는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을 wallflower라고 지칭한다. 남자 보다는 주로 여자에게 주어지는 말이다. 원래 뜻은 댄스 파티 때 같이 춤추자고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 벽 쪽에 혼자 서 있는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일본에서도 유사한 의미의 단어가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남자를 비유해 주로 쓰인다고 한다. 파티에 초대되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벽에 등만 기대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가베노하나(壁の花)’라고 한다. ‘벽의 꽃’이라는 의미다. 숫기 없는 남자가 혼자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따로 구석에서 혼밥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일본에서는 관습적으로 손님에 대한 예의가 깍듯한데 가베노하나라는 말까지 생긴 것은 그 만큼 일본 사람들 안에 내재된 쑥스러워함  혹은 남이 날 알아주지 않으면 먼저 드러내지 않는 심성 등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훈 인턴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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