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장수 단백질 ‘클로토’, 치매 치료제 될까 … 늙은 원숭이 투여에 기억력 향상 효과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나 듀발 교수팀 "인지 저하 예방에 도움될 것"
이의현 기자 2023-07-04 10:14:22

장수 단백질로 알려진 ‘클로토’(klotho)가 고령자의 인지기능을 회복시켜 치매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데나 듀발 교수팀은 4일 과학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올린 보고서에서 “최근 클로토가 비인간 영장류의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한 결과, 저용량으로 늙은 원숭이에게 한 차례 투여하는 것으로도 인지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는 노인의 뇌 기능 회복 치료제로서 클로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로토는 장수 단백질의 하나로, 인슐린 민감성 제어와 노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쥐를 대상으로 한 잇단 실험 결과, 신경세포가 연결되는 시냅스의 기능과 인지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끈 바 있다.
연구팀은 이에 클로토가 비인간 영장류의 인지능력 향상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평균 22세의 늙은 레서스원숭이 18 마리에게 저용량 클로토(체중 1㎏당 10㎍)를 1회 투여한 뒤 작업 기억력과 공간 기억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저용량 클로토를 한 한 차례 투여받은 늙은 원숭이들은 작업 기억력과 공간 기억력이 모두 유의미하게 향상됐으며 특히 기억력 개선 효과는 최소 2주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클로토 투여 용량을 체중 1㎏당 20㎍과 30㎍으로 늘린 경우에는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듀발 박사는 “원숭이와 달리 생쥐 실험에서는 클로토 투여 용량을 높일수록 인지 능력도 더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며 “이는 원숭이의 뇌가 쥐의 뇌에 비해 구조 및 네트워크 복잡성이 증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실험 결과는 클로토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가 인간이 아닌 영장류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향후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에 대응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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