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믿을 수 있겠나... 보험 허점 악용한 '설계사 보험사기' 성행

이의현 기자 2023-07-15 11:42:15

성형수술을 도수 치료로 둔갑시켜 보험 사기를 일삼은 전직 보험설계사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특히 보험의 허점을 잘 아는 이들은 보험계약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계약자에 유리한 내용을 숨기고, 법정에서는 거짓 증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은 15일 “보험사 및 보험대리점에 대한 검사에서 31개사의 전직 보험설계사 39명이 보험 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적발해 업무 정지나 등록 취소 등 제재를 했다”고 밝혔다.

한 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는 지난 2018년 도수치료와 성형수술을 동시에 받았는데 성형수술비를 보전받기 위해 도수치료만 받은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285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보험설계사는 한방병원 도수 치료실을 운영하면서 물리치료사 자격증이 없는 피부 관리사,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시킨 뒤 도수 치료를 한 것처럼 허위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해 주고는 보험금 2억 6000여 만원을 편취하도록 도운 사실이 드러넜다.

어떤 보험설계사는 2015년 미용 개선 목적으로 영양제를 맞아놓고는 갱년기 치료를 위한 면역력 강화제를 처방받은 것처럼 위장해 보험금을 타냈다가 적발됐고, 2015년 보험 계약 당시 피보험자를 만난 적도 없고 자필 서명도 받지 않았음에도 보험사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보험 계약 때 피보험자가 직접 자필서명을 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가 적발된 보험설계사도 있었다.

한 대형 손해보험 소속의 보험설계사는 2018년에 상대방을 폭행해 골절상을 입혀 놓고는 자신이 가입한 ‘가족 일상생활 중 배상책임보험’이 폭행으로 인한 상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본인이 넘어지면서 상대방을 밀어 다치게 한 것으로 꾸며 보험금을 타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대리점뿐만 아니라 삼성화재와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 출신 보험설계사들도 보험 사기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이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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