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가구, 이자·세금 내면 '빈 손'...실질 처분가능소득 19.5% 줄어

이의현 기자 2023-10-10 08:18:10

자영업자들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출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나 감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53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도 343만원으로 16.2%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 소득에서 이자 비용과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소득을 말한다. 가구가 수입 가운데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뜻한다.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뺀 수치를 의미한다.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 폭은 임금근로자 가구보다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상용근로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43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0.6% 오히려 늘었다. 임시근로자는 243만 원으로 6.6%, 일용근로자는 252만 원으로 12.5% 각각 줄었다.

문제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율은 지난해 3분기 1.8%에서 4분기 8.2%로 껑충 뛰더니 올해도 1분기 10.0%, 2분기 19.5%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도 지난해 3분기 2.6%에서 올해 2분기 16.2%로 높아졌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2분기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 폭은 코로나19 초기 국면이던 2020년 2분기의 마이너스 2.0%보다 훨씬 컸다.

이는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과 함께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가 지난 2분기에 지출한 이자 비용은 월평균 41만 7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0%나 크게 불어났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 역시 2분기 이자 비용 부담액이 31만 3000원으로 35.4% 늘었다.

지난해 4월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지난해 2분기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대폭 늘었던 것도 소득 감소 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2분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도 28.8% 증가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 대해 내수 활성화 조치와 함께 30년 이상 만기의 대출 상품 등 금융 비용 부담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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