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이자 비용, 역대 최대 폭 27.1% 증가… 고금리에 장기화에 서민 등골 휜다

이의현 기자 2024-03-04 08:51:17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의 대출 이자 비용 지출액이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 원으로, 직전 연도인 2022년의 9만 9000원에 비해 31.7%나 급등했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2022년 9만 2000원에서 지난해 11만 7000원으로 27.1%나 크게 증가했다. 모두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에 급격히 가계부채가 증가한데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계 빚은 작년 12월 말 기준 1886조 4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22년에 108.1%를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등골이 휘어질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현재 696조 원 수준까지 증가한 상태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시기 가계 부채가 급증한 상항에서 고금리 체제가 계속 유지되면서, 가구의 이자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이자 비용 부담이 서민층과 고소득층에서 고르게 증가했지만 서민들의 부담이 훨씬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2만 1000원으로 1년 전의 1만 7000원에 비해 18.7%나 증가했다. 여기에 이들의 소비 지출은 0.9% 증가했다.

반면에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은 2022년 17만 9000원에서 2023년 25만 4000원으로 41.7%나 늘었지만 소비 지출은 오히려 3.7% 증가했다. 그만큼 고소득자들에게는 이자 비용 부담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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