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보험 대출자 3명 중 1명 다중채무자… 잠재부실 우려 높아”

박성훈 기자 2024-03-17 18:05:33

한국금융연구원은 17일 ‘국내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 위험 요인 점검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은 3명 가운데 1명은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차주 수 기준으로 보험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2.1%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저축은행(38.3%)이나 카드사(33.7%)에 비해서는 낮지만 은행(10.4%), 캐피탈(28.7%), 상호금융(14.8%) 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당 평균 대출잔액 면에서는 약 4300만 원으로, 제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의 7500만 원 다음으로 높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석호 선임연구위원은 “다중채무자는 3개 금융기관에 채무가 있는 분들로, 상대적으로 부채 규모가 크고 채무변제 등을 통한 신용 회복률이 낮아 부실 가능성뿐 아니라 연쇄 부실이 초래될 가능성 역시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험업권의 채무 불이행자 신용 회복률은 38.1%로, 은행(43.8%)이나 상호금융(57.7%)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보험사의 부실채권 금액은 8500억 원, 자본총액은 168조 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총액 대비 부실채권 비율은 0.5%로, 제 2금융권의 저축은행(40.93%), 상호금융(29.46%) 뿐 아니라 은행(4.21%)보다도 낮았다.

반면 보험사의 대출채권 부실에 대한 손실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생명보험사가 158.1%, 손해보험사가 89.2%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은행(215.3%)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일부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70%에도 못 미쳐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의 대출채권 건전성 지표가 아직은 양호하지만 가계대출 차주 중 다중채무자, 저신용등급 층, 저소득층 등 취약 차주 비중이 작지 않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 위험 요인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면밀한 상시 모니터링과 함께 사전적 대비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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