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가계 이자부담이 월세 지출 규모 추월

박성훈 기자 2024-04-04 08:17:16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국내 가구가 부담한 이자비용이 월세 지출 비용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전국·1인 이상) 월평균 이자비용은 13만 원으로 2022년의 9만 8700원보다 3만 1300원(31.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특히 이자비용이 급증하면서 월세 등 가구의 실제 주거비 11만 1300원을 9년 만에 추월했다. ‘실제 주거비’는 가구가 거주를 위해 실제 지출한 비용이다. 

2014년까지 가구 이자비용은 실제 주거비보다 많았지만, 2015년 부동산 시장 과열 이후 주거비 지출은 이자를 넘어서게 됐다. 실제 주거비 지출은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늘었으나, 기록적인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이자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해 실제 주거비는 전년보다 8900원(8.6%) 늘면서 2019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전세 사기 피해 증가, 고금리 영향으로 월세 전환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결과다.

이 같은 주거비·이자비용 급증은 가계 소비 감소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임차 가구의 여윳돈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월세가구의 흑자율(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은 20.0%로 2019년 1분기의 17.3% 이후 4년여만에 가장 낮았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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