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식당 창업 ABC ⑤ 특급 메뉴 관리, 이렇게<끝>

박성훈 기자 2024-04-22 08:01:29

장사 성공의 최대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이익’이다. 하지만 이익을 내려면 메뉴를 잘 선정하고, 손님들이 꾸준히 그 맛을 찾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지속적인 메뉴 관리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필수다. 전문가들은 메뉴 선정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차별성과 대중성, 그리고 수익성이라고 말한다.

◇ 메뉴의 차별성 대중성 수익성
다른 유사업종의 경쟁 가게들과 비교해 절대우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적 우위는 가져야 손님들이 찾는다. 그것이 ‘가격’이 될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보면 결국 ‘맛’이 차별화의 최대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먼저 장사를 시작했다고 해도 주위에 유사한 메뉴를 들고 경쟁 점포가 생길 수 있다. 갖장 우선은 ‘맛’이겠지만, 그 외에 가게의 청결도나 응대 서비스, 플레이팅 방법 등도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

대중성과 잡다함을 혼동하는 사장들이 있다. 가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무시하고 온갖 메뉴를 다 취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분식 집이라고 해서 오만가지 메뉴를 다 취급했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꼴이 되기 십상이다. 메뉴가 늘면 가게의 브랜드 컨셉은 실종되게 된다. 냉면과 부대찌개를 같이 파는 가게에 누가 ‘맛 집’이라고 찾아 오겠는가. 대중적인 메뉴라도 자기만의 색깔을 입히는 노력이 중요하다.

아무리 전면에 내세우는 메뉴라도, 일정 기간 지켜보다 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과감히 정리하거나 재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예전처럼 다다익선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미나 외식 컨설턴트는 “이익을 적게 보는 대신 메뉴를 많이 팔아 큰 이익을 남기는 방식은 가급적 지양해야 할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단체급식 같은 박리다매 사업이 아니라면 통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 메뉴 운영시 필요한 세 가지 핵심 포인트
많은 사장님들이 처음 메뉴를 개발할 때 식재료의 수급 상황을 간과한다. 제철 과일이라면 언제든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할 수 있고, 이는 그대로 원가에 반영이 된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하고 식재료 원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가, 물가 상승 탓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국면을 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맛은 그대로인데 식재료는 부실해지고 맛도 변한다면 어느 손님도 그 가게를 다시 찾지 않는다. 중장기 수급전략이 필요하다.

조리의 효율성도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조리 시설과 주방 동선과 함께 조리 시간을 반드시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새 메뉴를 개발했다고 해도 조리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비되거나, 조리시설이 부족해 제 때 요리를 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손님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값비싼 설비보다 요리 시간을 단축시켜 줄 가성비 좋은 설비 구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메뉴는 맛이 일정해야 한다. 레시피가 필요한 이유도 맛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정해진 중량이나 조리법대로 요리가 되지 않을 경우 맛은 변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변한 맛은 손님이 가장 먼저 알아차린다. 처음 메뉴를 개발할 때부터 정확한 레시피를 작성해, 누가 조리를 하더라도 맛이 일관되게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메뉴 매니지먼트 전략 필요
이미나 외식 컨설턴트는 메뉴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수익성과 인기가 모두 높은 효자 메뉴를 ‘Star’라고 칭했다. 수익성은 낮지만 인기가 높은 메뉴는 대중적 메뉴라는 의미에서 ‘Plowhorse(밭 매는 말)’라고 구분했다, 수익성은 높은데 인기가 낮은 고민되는 메뉴는 ‘퍼즐(Puzzle)’이라고 했고, 수익성과 인기 모두 낮은 메뉴는 운영하기 힘든 메뉴라는 의미로 ‘Dog’라고 이름 붙였다.

스타 메뉴는 현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철저한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 당연히 메뉴판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배치하라고 조언한다. 고민되는 퍼즐 메뉴는 가격을 조금 낮추거나 고급재료로 바꿔 맛의 퀄리티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메뉴 이름이나 메뉴 설명을 다시 작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중적인 플로홀스 메뉴는 가격을 조정해 수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윤이 높은 음식과 세트로 구성하거나, 제공되는 양을 줄이거나 식재료비를 절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이도저도 아닌 도그 메뉴는 메뉴 자체를 없애든가 획기적으로 품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메뉴에서 뺄 경우 이를 사이드 서비스 디시로 제공해 빠르게 재료를 소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메뉴 선정부터 확실한 경영 마인드를
메뉴는 곧 그 가게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중장년층이 창업을 하면서 메뉴를 고를 때, 젊은 사람들처럼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한 메뉴를 선정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따른다. 최신 트랜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무래도 버거운데다 체력적으로도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실패하면 노후가 망가질 수 있는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은퇴 자금으로 창업하는 중·장년 이상 창업자들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김상진 외식 창업 컨설턴트는 “50대가 넘어 창업을 한다면 ‘워라벨’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업종과 메뉴 선정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가 추천하는 업종은 커피·디저트나 베이커리, 편의점 같은 유통업이나 아이스크림 숍 등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최소한의 직원 채용으로 이문을 맞춰갈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적어도 70세 까지는 한다는 각오로 임할 것도 주문한다.

어떤 업종이든 마찬가지지만, 외식업 만큼 ‘기본’이 성패를 좌우하는 업종도 없다. 그렇기에 맛과 서비스, 위생은 가본 중의 가본이다. 맛과 함께 그 품질이 수익을 담보한다. 친절한 고객 응대와 업장 환경 개선도 고객 만족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위생과 청결은 가게에 대한 믿음을 공고하게 해 준다. 초보 창업가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초심’이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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