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값 오르니 너도나도 보증금 올려 재 갱신 … 서민 부담 가중 우려

박성훈 기자 2024-04-22 08:22:42
서울 지역 전세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갱신계약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증금까지 덩달아 올라 실 입주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22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 6247건 가운데 갱신계약이 1만 2604건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의 27%와 비교해 8% 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갱신계약 비율은 월간 기준으로도 작년에 월 평균 25∼29%에 그쳤으나 올 들어서는 1월 31%를 시작으로 2월 39%, 3월 35%, 4월 36% 등으로 꾸준히 30%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갱신계약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아파트 전세값이 오르면서 전세 매물까지 부족해지자,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전세로 갈아타기 보다 기존 전세 집에 계속 사는 것을 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값이 오르면서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증액 갱신’의 비중도 작년에 비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1만 2604건 중 보증금을 올린 계약이 7154건에 달했다.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57%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작년에는 46%에 그친 바 있다.

증액 갱신 비중은 2022년 90%를 정점으로 지난해에 40%대로 꾸준히 낮아졌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전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후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종로구가 71%로 가장 많고 이어 서대문구(68%), 마포구(65%), 영등포구(63%), 양천구(62%) 순이다.

이처럼 전세값이 오르면서 오른 시세에 맞춰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전세 매물을 찾는 실 입주 희망자들은 오른 전세값에 전세 대출 길은 예전 같지 않아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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