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 세대의 소비성향은?

이의현 기자 2024-05-16 07:41:26

광고회사인 대홍기획의 데이터인사이트팀이 <세대욕망: 알파에서 베이비부머까지 데이터로 읽어낸 욕망의 방향>이라는 책을 냈다. 
대홍기획은 이 책에서 현재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세대를 총 다섯 세대로 구분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 1970년대 출생자를 아우르는 X세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 출생자로 구성된 밀레니얼 세대, 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 이전 출생자인 Z세대, 그리고 2010년 이후 출생자인 알파 세대다. 

대홍기획 데이터인사이트팀은 삶의 궤적과 경험을 달리하는 이들 각 세대가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비 패턴 데이터를 기준으로 그들이 어떻게 사고(思考)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석·평가했다.

◇ ‘건강’이 화두인 베이비부머 세대, 자기관리·자기향상 소비에 몰두
대홍기획은 사람들의 소비 동기를 7가지로 분류했다. 향유하는 소비, 의식 있는 소비, 자기향상 소비, 자기관리 소비, 탐구하는 소비, 유행 대세 소비, 그리고 대비하는 소비 등이다. 그리고 각 세대별로 어떤 소비 동기가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지 분석했다. 그 가운데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비 패턴과 그것이 시사하는 바를 면밀히 분석해 주목을 끈다.

데이터인사이트팀 분석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기관리 소비와 자기 향상 소비를 가장 강력한 소비 동기로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연령대가 높다 보니 ‘건강’이 중요한 소비 트리거가 되는 세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장 특기한 만한 사실은 이 세대들이 이제는 ‘하고 싶은 일’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권위와 통제의 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금은 가장 적극적으로 취미를 통해 삶을 다채롭게 보내려 하고, 그동안 억눌려 있던 문화적 욕구를 발산하려는 세대가 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특히 어떤 세대보다 배움에 적극적이다. 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디지털 역량이 대폭 증대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고령층의 덕질, 팬덤 문화도,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눈을 돌리는 이 세대들의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덕질’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정도를 물었을 때 전체적으로 2022년 38%에서 2023년에는 51%로 평균 10% 포인트 이상 상승했는데, 베이비부머 세대는 33%에서 48%로 증가 폭이 더 컸다. ‘팬덤 비지니스’가 이들 세대에게도 먹힐 수 있다는 증거라고 대홍기획 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의식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내포하는 공익적 소비 동기 의식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력과 투철한 공공의식을 바탕으로, 실제 소비에서도 그런 신념이 반영되고 있다. 친환경적 소비, 윤리적 소비를 실제 실천하는 것도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다.

◇ 수도 많고 돈도 많은 세대… 충성 고객 가능성 높아 
이 세대의 보유 자산 합계는 전 세대를 압도한다. 인구 수는 물론 보유 자산까지 많다는 점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첨단 IT 기기와 스마트 폰에도 비교적 빠르게 적응했으며, 노년에도 생산적 활동을 물론 여가와 취미 활동을 즐기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고 대홍기획은 분석했다. 

대홍기획의 라이프스타일 조사에서,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83%는 노후를 자녀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전반적으로 어떤 카테고리든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예전만 못하지만, 이들 세대는 브랜드 충성도가 가장 높은 집단임이 증명되었다. 

이 세대의 71%가 대체로 이전에 써왔던 브랜드를 계속 구매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성인 Z세대와 X세대가 각각 67%, 66%였으며 전체 평균으로도 65%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의 52%는 자신이 신뢰하거나 선호하는 브랜드라면 다소 불편하거나 배송이 늦거나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사겠다고 답했다. 이 역시 MZ세대의 50%보다 높고 전체 평균치 49%를 웃도는 수치다. 전 세대를 아울러 가장 관성적 소비가 강한 집단이라는 얘기다. 

대홍기획 측은 “이는 결국 그들의 관성적 소비 영역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쉽게 이탈하지 않고 재구매율과 유지율이 높은 충성 고객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구매의 크기’보다 ‘지속성’ 면에서 한층 더 매력적인 고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대의를 위한 소비를 당연시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친 환경 또는 에너지 절약 제품을 의식적으로 구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세대별로 가장 높은 57%였다. 평균치 4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환경친화적 행동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55%의 응답율을 보여 평균치인 47%를 웃돌았다. 친환경 비즈니스의 최대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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