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50~60년 동안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다. 이제는 기존의 하드웨어적 성장을 넘어, 소프트웨어 향상을 통한 추가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와 저 출산 등 인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더딘 성장’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급변하는 사회 및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우리 경제와 금융 시장은 어떻게 변해 갈까.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우리 사회가 2040년에 엄청난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할 준비를 미리 미리 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 사회의 거대한 변곡점 ‘2040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 속도가 선진국들을 제치고 1위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이에 따라 2040년까지 우리 사회 전체가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의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금융시장의 변화도 미리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자산 재배분의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 인구 구조 변화 추이를 보면, 15세부터 65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1세부터 14세까지 인구는 상당히 비중이 낮아진 상태에서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이로 보면 국민연금 적립금이 2040년에 피크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 당분간은 적립금이 늘겠지만 2040년 이후로는 적자가 불가피하며, 2055년 정도면 적립금 고갈까지 우려된다.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다.
25~59세 인구와 60세 이상 인구가 같아지는 해도 2040년이다. 2038년 우리나라 가수 수도 피크를 맞을 전망이다. 정점에 이르는 시기가 비슷하다. 2040년이 꽤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 한국 경제, 2040년 이전과 2040년 이후로 나뉜다 김 고문은 각 세대 인구 증가가 금융시장 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서울대 김세완 교수의 연구보고서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저축 수요와 주식 수요는 많지만 채권 수요가 적으며, 중년 세대는 저축과 채권 수요는 많지만 주식 수요가 부족하다. 노년 세대는 소득이 없어 자산을 팔아야 하니 저축과 주식, 채권 수요 모두 마이너스로 추정되었다.
이를 기초로 김 교수는 주식시장 규모가 2035년 정도에 정점을 맞고 2060년 이후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 적립금 감소 흐름과 유사하다.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면 자산시장이 붕괴한다는 이른바 ‘멜트 다운(meltdown)‘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시장 자산 규모도 당분간 꾸준히 늘어나다가 역시 2040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되었다.
결국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가 2040년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2040년에는 국민연금 적립금과 총 가구수, 총 금융시장이 모두 피크에 이른다. 25세~64세 인구와 65세 인구 수가 교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주식 실제 시가총액이 정점을 이루는 시기도 2035년으로 2040년과 멀지 않다. 2040년에 맞을 변곡점에 대비한 자산 투자와 재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자산 인출기에 대비해 글로벌 재배분 전략 세워야 김경록 고문은 이와 관련해 두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인구구조의 부작용이 아직은 노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저출생 문제가 현재는 GDP에 마이너스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년 정도 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둘째, 2040년까지 자산은 계속 축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후를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 유의할 점은, 축적되는 자산을 예금이나 투자 등 어디로 보내느냐 하는 것이다. 김 고문은 예금으로 보낼 경우 자칫 은행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이 늘어 부동산 버블을 또다시 야기하지 않을 까 우려했다. 그는 투자, 특히 글로벌 투자 쪽으로 축적된 자산을 보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대응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장기적으로 자산의 서식지를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 자산을 계속 두면 부동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초우량 자산으로 옮길 것을 권했다. 국민연금이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긴 이유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자본의 흐름이 글로벌화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자산시장의 2% 밖에 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만 머물지 말고 글로벌로 시야를 넓히라는 얘기다. 셋째, 축적사회에서 인출사회로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분간은 자산이 계속 쌓이겠지만, 고령의 은퇴자들이 자산을 계속 인출하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인출사회로의 진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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