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자동차 화재 위험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래된 차량은 고온에 취약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이와 관련해 “폭염기에는 차량의 사용 연수와 주행거리에 따른 주요 부품의 점검 및 사전 예방 조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차량 화재는 주로 엔진 룸과 배터리, 연료 계통, 배기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특히 엔진룸은 전체 차량 화재의 약 50%를 차지한다. 연료, 배터리, 전기 배선 등 발화 가능성이 높은 요소들이 밀집된 부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염이 지속되면 엔진의 냉각 효율이 떨어져 과열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화재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배터리 역시 고온에 매우 민감해 과열과 폭발 위험이 커진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차량 중 약 35%가 10년 이상 된 노후 차량”이라며 “이러한 차량들은 특히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각 차령과 주행거리에 따라 부품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차령 5년 이하, 주행거리 10만 km 이하인 차량(전기차 포함)은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을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온에서 과열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점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차령 6~10년, 주행거리 10만 km 이상인 차량의 경우 연료 계통과 전기 배선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고온에서 이러한 부품이 빠르게 열화돼 화재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차령 10년 이상에 주행거리 15만 km를 넘은 노후 차량은 연료 호스와 탱크가 경화되거나 균열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전기 배선의 절연체가 열화돼 단락(쇼트)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디젤 차량의 DPF(디젤 미립자 필터)의 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럽연합 소방방재청은 디젤 차량의 DPF 내부에 축적된 카본이 고온에서 발화할 가능성이 있어 배출 시스템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PF 내부 온도가 1000°C에 도달할 경우, 배출 시스템이 손상되거나 차량 전체에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 엔진과 배기 시스템 등 고열 부위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급상승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 부품이 손상되거나 용융될 가능성이 있다.
차량 내부의 플라스틱 소재는 약 120°C에서 250°C의 온도에서 변형되거나 용해되어 화재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차량 화재는 엔진과 배기 시스템, 내부 부품들이 고온에 노출되면서 더욱 확산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임기상 대표는 “장기간 폭염은 차량에 가혹한 조건을 제공하며, 특히 오래된 차량의 경우 화재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하면서 운전자들에게 배터리 온도, 냉각수 수준, 연료 냄새, 배기가스 색깔, 전기 배선 상태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조언했다. 또 정기적인 점검이 차량 화재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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