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 시행...내 연금계좌 옮겨야 하나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이제까지는 퇴직연금계좌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면 투자하고 있던 상품을 모두 팔아 현금화해야 이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이제 그런 수고나 번거로움 없이 자신의 퇴직연금계좌에서 투자하고 있던 상품 그대로 원하는 다른 퇴직연금사업자로 옮겨 탈 수 있게 된다. 

연금 계좌를 어떤 금융회사에서 어떤 상품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노후자금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퇴직연금 계좌 DC형이나 IRP를 다른 금융회사로 옮기고 싶은 연금투자자들은 자세한 내용을 숙지하고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마침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관련 가이드를 제공해 요약 소개한다.

◇ 퇴직연금사업자 변경, 왜? 
이제까지는 근로자가 퇴직연금사업자를 변경하고 싶다면, 가입 중인 금융상품을 전부 매도해 현금화해야 가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회사가 정한 변경 신청 기간과 가입자가 보유한 금융상품의 만기가 일치하지 않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기한에 맞추기 위해 약정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정기예금 등을 중도해지 해 손해가 막심했다.

특히 펀드 같은 실적배당 상품을 둘러싸고 불만이 많았다. 퇴직연금계좌를 바꾸려고 펀드를 매도했다가 다시 매수하는데 상당한 기일과 추가 비용이 불가피했다. 해외펀드 같은 경우는 열흘 이상이 걸리는데, 이 기간 중에 해당 펀드의 자산 가치가 얼마나 어떻게 변할 지 모를 일이기에 섣불리 퇴직연금 사업자 변경을 생각하기 쉽지 않았다.

◇ 이제 기존 금융상품 그대로 이전 가능
퇴직연금사업자를 변경할 때 가입자의 요청에 따라 기존에 운용하던 금융상품을 팔지 않고 이전 받을 계좌로 실물 그대로 이전하는 것이 ‘실물이전제도’다. 이 때 이전하는 금융회사와 이전 받는 금융회사가 공통으로 판매하는 금융상품이 있다면 실물이전도 가능하다. 이전 받는 금융회사에서 판매하지 않는 금융상품은 지금처럼 매도 후 현금으로 이전해야 한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자신의 퇴직계좌 적립금을 투자할 곳을 스스로 결정하고 운용성과에 대해서도 본인이 책임을 진다. 따라서 좀 더 나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퇴직연금사업자를 찾아 나서는 것은 자신의 노후자금 관리 차원에서 당연히 고려해 볼 만 한 사안이다. 따라서 적지 않은 근로자들이 이 제도를 활용해 퇴직연금계좌를 옮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실물이전 가능한 상품 범위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일단은 동일 유형의 퇴직연금제도에서 가능하다. 즉, DC형에서 DC형으로, IRP에서 IRP계좌로 실물이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모든 상품이 이전되는 것도 아니다.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예금은 실물이전이 가능하지만 리츠나 머니마켓펀드(MMF), 주가연계증권(ELS), 디폴트옵션 상품 등은 이전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품은 현금화한 후 이전 신청을 하면 된다.

퇴직연금 계좌를 옮기려면, 이전하려는 회사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따라서 가능하면 많은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를 고르는 것이 좋다. 이전할 회사의 상품 라인업이 풍성하다면 추가 편입 상품을 선택할 때도 도움이 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서비스가 있는 자 여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