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투자, TDF냐 디딤펀드냐 

이의현 기자 2024-11-28 07:51:06

은퇴예상 시점에 맞춰 펀드 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TDF(타깃데이트펀드)의 설정액이 10조 원을 넘어 7월 말 현재 10조 8000억 원에 달했다. 5년 새 무려 5배나 성장한 것이다. 지난 9월에 는 이를 보완해 연금운용에 특화된 ‘디딤펀드’가 새롭게 출시되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펀드를 모두 운용 중인 정도옥 미래에셋자산운용 TDF운용팀장이 투자와연금센터TV에 나와 두 상품을 제대로 비교분석해 주어 주목을 끌었다.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 디딤펀드란 어떤 상품인가.

“디딤펀드는 장기연금 투자상품이다.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25개 자산운용사가 ‘디딤’이라는 공동 브랜드로 지난 9월에 동시출시한 BF(Balanced Fund) 유형의 자산배분형 펀드다. 

- 어떤 배경에서 출시된 펀드인지 궁금하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선보였다. 작년에 디폴트 옵션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아직 90% 가까운 자금이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노후자금은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큰 때문으로 보인다. 디딤펀드는 이런 투자자들이 안정적이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하도록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TDF와 디딤펀드는 무엇이 다른가.

“TDF가 목표 시점에 가까울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자동조절하는 데 반해 디딤펀드는 시간이나 나이 등에 상관 없이 위험자산 비중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하는 BF 유형이라는 점이 다르다. 공통점도 있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자본배분형 펀드리는 점, 퇴직연금 내 100%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그렇다. 둘 모두 위험자산 투자한도에 제한이 없다.”

- 생애주기에 맞춰 가는 자산배분 전략은 각자 다른 것 같다. 

“모든 투자의 기본은 개인의 투자성향이나 리스크 수용 정도에 따른 투자목표 설정이다. 개인마다 투자성과가 다를 수 밖에 없다. TDF는 매달 정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근로소득자에게 적합하다고 본다. 반대로 소득이 불규칙하거나 개인 위험 선호가 중요한 투자자에게는 디딤펀드가 나을 수 있다.”

- 현재 정 팀장이 운용중인 디딤펀드는 어떤 전략을 바탕으로 하나.

“25개 디딤펀드가 위험자산 비중 50% 미만이라는 것 빼고는 운용사마다 전략이 모두 제각각이다. 저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뿐 아니라 원자재와 부동산 같은 대체 자산에도 적극 투자한다. TRF(Target Risk Fund)의 성격을 띄고 있어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유지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 주식과 채권 비중을 일정하게 맞춰가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연금 운용애 도움이 되나.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하는 이른바 ‘6040 투자전략’은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률로 검증된 모델이다. 하지만 작년처럼 시장금리가 급상승하며 인플레이션까지 발생하면 둘 다 동반하락해 수익률이 부진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시기에 원자재와 부동산 등 대체자산으로 자산 배분을 확대하면 금리상승기 또는 인플레이션 구간에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 생애주기에 따라 리스크 비중을 조정하는 방법, 리스크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략, 둘 간에 수익률 차이가 클까.

“둘 모두 고유의 특성이 다르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개인의 위험성향 차이나 해당 기간 중 시장 움직임 등 다른 영향이 더 클 것 같다. TDF의 경우 운용사마다 글라이드 패스의 경로나 환 헷지 전략 등이 다르니 그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에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디딤펀드는 어떤 분들이 활용하면 좋을까.

“디딤펀드는 성과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원리금 보장형 대비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원금보장형 예·적금이나 물가상승률 대비 2~3% 초과 수익이 목표다. 따라서 원리금 보장형에 투자하고 싶지만 수익률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투자성향별로 디딤펀드 활용법을 알려달라.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목표 시점에 따라 자동으로 자산비중이 조절되는 TDF를 활용할 것을 권한다. 반대로 투자성향이 비교적 명확하고 안정적인 성과 관리를 추구한다면 디딤펀드가 나을 수 있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시장변동성을 극복해 복리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그대로 두기 보다는 디딤펀드를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어떨까 싶다.”

- 직장인들이 어떻게 연금을 운용하면 좋을 지에 관해 조언을 부탁드린다.

“연금투자 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자산배분’이라고 생각한다. 연금투자와 같이 장기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추구한다면 자산배분의 효과가 더욱 크다. 노후 준비를 위한 개인투자자의 연금 포트폴리오도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배분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TDF와 DRF나 BF는 자산배분을 실천할 수 있는 편리한 투자수단이다. 원리금 보장형이 아니라 일정 리스크는 있겠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왔다는 점에 기대를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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