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글로벌 분산투자로 주식 자산 비중을 더 늘려 수익성 높여야"
이의현 기자2024-12-18 08:56:15
은퇴를 맞는 시점에서 계획적인 연금 투자를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기적인 수익이 있던 은퇴 전에 비해 은퇴 시점에서 연금 (예비)투자자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우리가 은퇴 시기에 맞이해야 할 5가지 리스크를 제시했다. 장수 리스크, 인플레이션 리스크, 시장 리스크, 금리 리스크, 수익률 순서 리스크다. 이 센터장은 이들 리스크에 임하는 연금(예비)투자자들의 자세를 조언했다.
먼저, 장수 리스크는 말 그대로 ‘오래 사는 위험’이다. 장수는 좋은 일이긴 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는 악몽이라는 말도 있다. 오래 사는 만큼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화폐 가치의 하락’을 뜻한다. 긴 노후 생활 동안 인플레이션율 이상의 이익을 얻지 못하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금을 내야 한다. 만일 3%의 인플레이션율이 계속된다면 대략 20년마다 내 돈의 가치가 두 배로 떨어지는 셈이다.
시장 리스크는 주식 시장의 폭락과 같은 상황을 말한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주식 자산이 있는데, 퇴직 시점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금리 리스크는 금리 변화에 따른 위험을 말한다. 보유한 채권 가격이 금리 변화로 인해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인해 예금 수익률이 낮아지는 위험을 뜻한다.
마지막이 수익률 순서 리스크다. 은퇴 초기에 낮은 수익률을 거둘 경우, 노후 생활 내내 힘든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 여러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보면, 퇴직 후 10년의 자산운용이 노후 생활의 전반을 결정한다고 한다고 하니 이 기간의 운용 계획과 전략이 중요하다.
이 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이 5가지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이 미진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꼬집는다.
그는 “연금은 노후 생활비 용도이라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채권이나 예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없음이 이미 확인되었다”고 단언했다.
선진국에서는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는 이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주식 자산을 기반으로 한 연금을 운용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연금 투자자들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율이 87%(2023년 말 기준)나 된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의 결합은 모든 이들이 꿈꾸는 투자 대상이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의 세계에서는 이런 것이 존재할 수 없다”면서 “안정성을 고집해서는 수익성이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의 세계에서는 안정성과 수익성의 완벽한 결합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예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취약하고,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처는 가격 하락 위험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안정성만 추구해서도, 그렇다고 고수익만 추구해서도 소중한 연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과 재무 상태에 맞게 적절한 자산 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이제 연금은 장기적으로 자산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연금 투자자들의 자산 구성은 글로벌 기준으로도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비정상적이라며, 글로벌 분산 투자를 통해 주식 자산의 비중을 더 늘릴 것을 적극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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