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험계약대출 역대 최대… 팍팍한 살림에 계약 해지도 급증

박성훈 기자 2025-01-06 07:41:43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장기 불황에 가계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70조 원을 넘어섰다. 대출을 계약 만기 전에 해약하고 돌려 받은 돈도 40조 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지난해 10월 기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 328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험계약대출은 2022년 말 기준 68조 4555억 원에서 2023년 말 71조 5041억 원으로 는 데 이어 작년 1분기 말 70조 1000억 원, 2분기 말 70조 2000억 원으로 줄어들었으나 3분기 중 1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말 연말 기준으로는 2023년 수치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 탓에 보험을 포함한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바람에 증가 폭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을 중도 해지하거나 더는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속증하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지급한 보험 효력상실 환급금(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해지 됐을 때 돌려 받는 돈)은 총 1조 398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3408억 원)보다 늘어났다.

가입자가 보험 계약 해지를 요청해서 돌려 받는 해약 환급 금액은 43조 459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45조 5870억 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해약 건수는 418만 850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95만 9018건에 비해 5.8% 많다.

보험 가입자들이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을 해약하거나 보험계약대출을 받는 것은 그 만큼 가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가계 부채 관리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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