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대형 사고 주의보 … 고령자 안전 운전, 이렇게

박성훈 기자 2025-01-08 11:26:54
사진=자동차시민연합

올 겨울 강력한 한파가 예보되면서 운전자들, 특히 고령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 도로 결빙이 잦고, 특히 일부 지역에는 폭설이 예상되면서 블랙아이스 사고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이 권하는 겨울철 안전 운전법에 대해 알아보자.

◇ 빙판길 대형사고의 최대 원인 ‘블랙아이스’
지난해 11월 27일 강원도 원주의 한 국도에서 차량 53대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11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사고 원인은 낮 동안 녹았던 눈이 밤새 얼어붙어 형성된 ‘블랙 아이스’였다. 2023년 1월 15일에도 경기도 포천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47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동차시민연합은 겨울철 대규모 다중 추돌 사고는 대부분 도로 결빙, 특히 블랙아이스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블랙아이스는 낮 동안 녹은 눈이나 비가 밤사이 급격히 떨어진 기온으로 얇게 얼어붙어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운전자가 도로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제동력을 잃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이런 사고는 고속도로의 내리막길과 오르막길, 교량과 고가도로, 터널 입출구, 그리고 산간 지역의 그늘진 곡선도로처럼 결빙 취약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교량 위와 터널 입구는 지면 아래의 열 전달이 적어 주변보다 먼저 결빙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구간으로 꼽힌다. 

따라서 결빙 도로에서는 안전 운전을 위해 속도를 기존 제한속도의 50% 이하로 줄이고, 차량 간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2배 이상 확보하는 것이 좋다. 급제동이나 급가속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 중 40% 이상이 결빙 도로에서 발생하며, 습설 도로에서는 사고 위험이 일반 도로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결빙 도로 안전은 속도 조절에서 시작한다
시속 50km로 주행할 때 마른 노면에서의 제동거리는 약 9.9m인 반면, 빙판길에서는 약 48.3m에 이른다. 거의 5배나 차이가 난다. 안전거리 유지와 감속 운전, 급제동을 피하고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밟는 ‘펌핑 브레이크’를 활용하면 보다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고 자동차시민연합은 조언한다.

겨울철 차량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장거리 주행이 잦은 경우에는 가급적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부동액 농도를 점검해 냉각수의 동결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한파로 인한 배터리 성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차량을 가급적 지하 주차장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장착은 겨울철 도로 사고 감소에 필수다. 전방 충돌 경고와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은 충돌 가능성을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고,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다. 블랙 아이스 구간에서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과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이 안정성을 크게 높여준다.

◇ 한파 기간 중 전기차는 배터리 관리가 필수
한파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저온에서는 배터리 성능이 30% 가량 감소하고, 난방 사용 시 전력 소모가 늘어 주행 거리가 줄어든다. 히터 사용 시 전기차의 평균 주행 거리는 최대 41% 줄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면 차량 예열 기능을 활용해 배터리 온도를 높이고 주행 직후 배터리가 따뜻한 상태에서 충전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결빙 도로에서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일반 도로 사고보다 약 1.5배 높고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3배 이상 높다”며 “겨울철 한파와 빙판길 사고를 예방하려면 결빙 취약 구간에서는 감속과 안전 운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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