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성격일까? … ‘빅5 성격 모델’로 본 향후 투자 전략

이의현 기자 2025-02-06 10:22:31
자료=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한 때 혈액형으로 성격을 파악하던 추이가 최근에는 무조건 MBTI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개인의 특성을 매우 간단하게 범주화해 이해도를 높이는 도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자신의 대략적인 성격을 알았다면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다음 스텝이다. 마침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오현민 수석매니저가 ‘성격’과 ‘투자 성향’ 사이의 연결고리에 관한 흥미로운 글을 올려 소개한다. 

오 수석은 성격이 투자에 미치는 어떤 영향과 관련해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시키는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차용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투자 성과를 높이려면 심리적 오류와 감정적인 흔들림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전하면서 이른바 ‘빅5 성격 모델(Big Five Personality Traits)’을 소개했다. 성격 이론 가운데 하나로, 심리학에서도 널리 쓰이는 이론이다.

이 모델은 활발함과 사교성을 뜻하는 ‘외향성(Extraversion)’, 타인에 대한 공감과 협력 능력을 말하는 ‘친화성(Agreeableness)’, 목표지향적이고 책임감이 있는지를 뜻하는 성실성(Conscientiousness), 감정적으로 불안한 정도를 측정하는 ‘신경성(Neuroticism)’, 새로운 경험과 창의성을 추구하는지를 보는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이라는 다섯 가지 주요 특성으로 성격을 설명한다.

지난해 발간된 <저널 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에서 소개된 노스웨스턴대학의 정양 지앙, 런던정경대학의 카메론 펑 등의 연구도 이 모델에 기반해 성격적 특성이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이 연구는 3000명의 미국 개인투자자 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는데, 결국 ‘신경성’과 ‘개방성’이 투자자의 시장에 대한 관점 및 주식 매수 가능성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맺었다.

신경성이 높아 감정적 불안정성이 높은 사람은 시장을 더 부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개방성이 높은 투자자는 시장 폭락 같은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고 보았다. 그렇지만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식 매수 경향이 높았다. 

오 수석은 2008년에 나온 휴스턴 대학 클리프 메이필드 교수의 연구도 참고해볼 만하다고 소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외향성이 높은 개인은 단기 투자에 대한 의향이 높았고, 반대로 개방성이 높은 개인은 장기투자에 참여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상당부분 자신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자신의 타고난 약점을 포트폴리오에서 보완하느냐가 문제다. 성격은 공부하고 노력한다고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 수석은 이와 관련해 “내 포트폴리오에서 드러난 약점은 내가 아닌 제3자의 손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결정일 수 있다”고 전한다. 

그는 “신경성이 높아서 투자에 너무 소극적이거나, 개방성이 높아서 위험 앞에서도 무모하게 베팅하는 스타일이라면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인공지능(AI)이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자동 운용 시스템에 맡기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에 투자함으로써 매수 매도에 자신의 성격적 요인들이 덜 개입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오 수석은 “인간은 습관의 노예이며 완벽하지 않다”면서 “하지만 성격은 바꿀 수 없어도 내 포트폴리오는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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