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수 마을' 사람들은 대체 무얼 먹을까?

박성훈 기자 2025-02-19 08:05:03
 
세계적인 장수 마을들은 자연식과 적당한 외부활동, 그리고 낮은 스트레스라는 공통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세계적인 장수 마을은 초고령국가인 일본에 유난히 많다. 

자연요법과 단식요법 및 장수요법 연구자로 현재 일본에서 건강증진 위한 단식원 운영 중이며 <65세부터는 공복이 최고의 약이다>라는 책까지 쓴 일본의 이시하라 유미 교수가 일본 장수 마을을 실제 조사하고 관련 연구를 종합해 장수마을의 식단에 관한 글을 올려 주목된다. 

그에 따르면 일본 도호쿠대학 의학부의 곤도 마사지 교수는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수십 년을 연구한 끝에, 1970년대에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첫째, 쌀은 단명한 지역에 많다는 것이다. 쌀밥이 맛이 있어서 아무래도 과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이시카와현 노미시의 옛 히사쓰네무라 마을에서는 70세 이상인 남성은 여성의 3분에 1에 불과했다고 한다. 

다각도로 조사해 본 결과, 그곳에서는 채소는 여자가 먹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남성이 채소를 먹으면 비웃음을 샀다고 까지 했다. 남성의 채소 섭취량이 적어 여성보다 수명이 짧았던 것이다. 

이시카와현 와지마 지역의 해녀들은 수명이 짧은 편인 반면 미에현 시마의 해녀들은 매우 오래 살았다. 조사해 보니, 와지마의 해녀들은 고기를 좋아해 고기와 어패류 위주로 먹고 쌀밥도 많이 먹었고, 시마의 해녀들은 어패류 외에도 미역을 매일 많이 먹고 밭을 갈아 콩을 심어 콩과 참깨를 먹고 살았다고 한다. 

미에현의 구마노나다에 면한 해변에서는 ‘00카마’라는 이름이 붙는 마을과 ‘XX포’라고 붙는 두 마을이 거의 이웃하며 흩어져 살았는데, 앞의 마을에서 오래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고 한다.

 ‘00카마’는 헤이케 가문의 몰락한 후손으로 마을에 들어올 때 토착 어민인 ‘XX포’ 사람들과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지만, 어업은 할 수 없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때문에 밭에서 나는 작물과 해조류, 어패류를 먹어 건강하게 장수한 반면 ‘XX포 사람들은 물고기와 쌀을 많이 먹어 단명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와체현의 우게이무라(현 이와이즈미쵸)에서는 두부는 ‘산에서 나는 생선’이라고 해서 많이 먹는다고 했다. 야마나시현의 나루사와무라도 생산과 고기를 먹지 않고 세 끼를 모두 된장 요리를 먹는 것으로 얼리 알려졌다. 두 마을 모두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

이시하라 유미 교수가 “나가사키대 대학원 시절에 나가사키현의 여러 지역과 인접한 농어촌을 대상으로 두 마을 사람의 건강 수준과 노화 수준을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모두 어민이 농민보다 건강 수준이 높았고 노화도 느리게 진행되었다는 결론을 얻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물고기에는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전을 방지해 혈액을 맑게 하며 혈압을 낮춰주는 EPA와 DHA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곤도 마사지 교수의 연구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도출되었다고 한다. 다만, 그는 생선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해조류와 채소, 콩류를 함께 충분히 섭취했을 때’라는 조건이 붙는다고 전했다. 

곤도 마사지 교수가 밝힌 장수촌과 단명촌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하나, 쌀을 많이 먹고 식사량이 많은 마을에는 장수하는 사람이 적다.
둘, 채소를 적게 섭취하고 생선을 많이 먹는 마을은 장수자가 적다. 
셋, 장수촌에서는 평소에 생선과 함께 반드시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넷, 해조류를 매일 먹는 곳은 뇌졸중 발생자가 적고 장수자가 많다.
다섯, 기후가 까다로운 곳이 장수자가 많다.
여섯, 노동을 많이 하는 곳이 장수자가 많다.
일곱,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곳이 장수자가 많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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