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이후 달라진 일본에서 배운다(상) 연금 개혁

'더 내고. 더 늦게, 덜 받는' 구조 2004년에 이미 완료...우리는?
이의현 기자 2025-02-12 12:53:03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07년에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우리보다 고령화와 관련한 많은 경험과 교훈을 주는 나라다.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일본의 변화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마침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계기로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 경영학부 신미화 교수를 초대해 이상건 센터장과 대담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내용을 연금과 투자, 금융서비스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소개한다.

- 일본의 인구 변화 추이부터 살펴봐 달라.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기준으로 약 365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0.3%가 노인이다. 일본은 2040년이 되면 이 인구가 4376만 명으로 늘어 고령화율이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2024년 말 현재 약 2024만 명으로 20.6%가 노인 인구다. 하지만 우리는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훨씬 빠르다. 2040년에는 약 1724만 명으로 늘어 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일본은 연금 시장은 어떻게 변화했나. 

“일본은 1988년에 연금을 도입한 우리보다 훨씬 빠른 1961년에 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우리가 1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작한 반면, 일본은 도입 초기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했다. 조기 도입 및 점진적 개혁이 일본 연금 역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일본도 연금 고갈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해 오고 있나.

“일본은 2004년에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며 연금개혁에 성공했다. 이 때 연금개혁을 통한 ‘100년 안심’을 표방했다. 100년 뒤에도 연금으로 줄 돈을 확보하자는 취지였다.”

- 당시 주요 개혁 내용은 어떤 것 들이었나.

- 첫째, 연금 수급 개신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조정했다. 둘째, 연금 보험료를 13.8%에서 18.3%로 인상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9%로 매우 낮은 편이다. 셋째, 연금 급여액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실질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도록 했다. 작년에 물가가 폭등하면서 조금 오르기는 했지만 잃어버린 30년 동안 별 변동이 없었다.”

- 제도 도입 당시에 큰 반대는 없었나.

“일본 연금개혁의 핵심은 현역 때 더 내고, 노후에 더 늦게, 덜 받는 구조를 그 때 이미 구축해 놓았다. 연금재정안정의 기틀을 마련해 둔 것이었다. 당연히 야당 등의 반대를 비롯해 정치적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연금개혁에 대한 본격 논의와 시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들의 반대와 거부가 거세지 않았나.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본인들이 60대나 70대가 되면 연금을 못 받을 수 도 있다는 우려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 가운데는 순종형이 많아서 큰 불만 없이 직장을 다니면서 보험료가 그렇게 높은데도 절반 씩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