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이후 달라진 일본에서 배운다(하) 금융서비스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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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근래에 유행한 세계적인 신종감염병은 모두 여행자를 통해 유입되었다.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를 포함해 다양한 신종감염병이 전 세계에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나갈 생각이라면, 본인의 질병과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방문 예정 지역의 감염병 정보를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필수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염준섭 교수가 <세브란스 소식>을 통해 전한 해외 지역별 대표 감염병과 대처 방안을 소개한다.
◇ 동남아시아, 남아시아는 식품매개질환, 모기매개감염병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인도, 방글라데시 등을 여행할 때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감염병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는 식품매개질환과 모기매개감염병이다.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물에 의한 여행자 설사는 여행자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장티푸스나 콜레라도 감염될 수 있지만, 그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식품매개질환의 기본적인 예방법은 오염된 물과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물은 항상 판매하는 생수만을 섭취하고, 양치질 후 입안을 헹굴 때도 생수가 좋다.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주스나 얼음이 담긴 음료는 주의해야 한다. 샐러드처럼 뜨거운 열로 조리되지 않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반드시 씻어서 껍질을 제거한 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품매개질환에는 A형간염도 포함된다. 여행 도중 오염된 오렌지주스 섭취에 의한 A형간염 감염 사례도 있어, 위생환경이 미흡한 지역에서는 음식과 물 섭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 장티푸스, 콜레라는 예방백신으로
장티푸스와 콜레라는 예방백신이 존재한다. 장티푸스는 48시간 간격으로 3회 복용하는 경구 백신이 국내 유통되고 있어 여행자클리닉에서 처방받을 수 있다. 콜레라 백신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제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여행자클리닉은 국제공인 예방접종기관으로 등록되어 있어 접종이 가능하다.
다만, 콜레라 백신은 일반 여행자가 아닌 재난발생지역 파견인력 또는 난민 캠프나 콜레라가 유행 중인 지역 방문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추천된다. 콜레라 백신도 경구 백신이며, 2주 간격으로 2회 투여한다. 장티푸스 백신은 접종 후 질병 예방 기간이 3년, 콜레라는 약 2년이므로 이 기간 이후 위험지역을 방문한다면 재접종이 필요하다.
◇ 모기매개감염병 중 가장 흔한 뎅기열
모기매개감염병으로는 뎅기열이 가장 흔하다. 뎅기열은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남미 지역에서도 크게 유행하고 있다. 남미는 북반구 국가와 계절이 반대여서 뎅기열 감염자들이 연중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최대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좋다. 시판매되는 모기기피제를 적극 사용하되, DEET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추천한다. 피부에 바르는 제품은 땀에 의해 희석되므로 3-4시간 간격으로 계속 발라줘야 한다.
최근에는 뎅기열과 유사한 질환으로 치쿤구니야열이 유행하고 있다. 뎅기열과 동일한 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질병이다. 임상 양상도 유사하지만 관절통이 심하고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흔이 수개월 이상 남을 수 있다는 점이 뎅기별과 다르다. 치쿤구니야열도 뎅기열과 동일한 방법으로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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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말라리아, 모기기피제가 해법
대다수의 아시아 지역은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 보다는 뎅기열과 마찬가지로 모기기피제 사용이 권장된다. 주간에만 흡혈활동 하는 뎅기열 매개모기와 달리,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야간에만 흡혈활동을 한다. 따라서 냉방이 잘되고 모기가 유입되지 않는 공간에서 모기장을 치고 취침하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아시아 지역 여행을 앞두고 말라리아 예방을 생각 중이라면, 정확한 여행일지를 의료진에게 제공하고, 예방약 복용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느 지역에서 복용이 필요한지 판단받도록 하는 게 좋다. 예방약은 발생 위험지역 방문 전부터 미리 복용한다. 약물의 종류에 따라 복용 방법이 다르며, 발생 위험지역을 벗어난 후에도 일정 기간 계속 복용해야만 한다.
◇ 아프리카는 열대열말라리아 경계해야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있다. 대부분은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걸린다. 말라리아 예방약이 간에 좋지 않다는 등 잘못된 정보가 많아 예방약 복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우리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열대열말라리아가 대부분이며, 제때 치료하더라도 다양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말라리아 예방약 중에는 이상반응이 매우 낮아 별문제가 되지 않는 약물이 있으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위험지역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예방약을 복용할 것을 추천한다. 말라리아 외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뎅기열, 엠폭스(원숭이두창), 식품매개 감염병 등이 모두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 북미, 유럽에서는 빈대 물림에 특히 주의를
선진국이 많은 북미나 유럽에서도 감염병은 존재한다.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백일해 등의 호흡기 감염병 외에도 공기로 전파되는 홍역 등이 유행하고 있어 면역력이 약하거나 고령이라면 예방접종 후 여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식품매개감염병이나 야외에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라임병 등도 감염될 수 있으며, 질병을 매개하지는 않으나 심한 소양감을 유발하는 빈대 물림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대비해야 한다.
유명 여행지라면 고급호텔에서도 빈대 물림이 발생할 수 있다. 침대 매트리스 사이사이에 혈흔이 있다면 빈대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방을 옮기는 것이 좋다. 카펫이 깔린 방에서는 여행가방을 바닥에서 개방하지 말아야 한다. 빈대는 살충제 저항성이 많아 흔히 사용하는 살충제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남미에선 모기매개감염병, 고산병 주의
남미 안데스 산맥 지역에는 모기매개감염병이 거의 없지만, 안데스산맥 동쪽에 위치한 아마존에 가까워질수록 뎅기열, 말라리아는 물론 황열도 발생할 수 있다. 식품매개감염병을 주의해야 하는 것은 타 지역과 동일하다.
안데스산맥에 위치한 여행지는 해발 3,000m를 넘는 지역이 많다. 특히 비니쿤카는 고산병 발생 위험이 대단히 높다. 일반적으로 해발 2500m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산소 분압이 감소해 고산병이 발생할 수 있다. 적응 기간 없이 하루 사이에 해발 2750m 이상의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적응 기간을 갖기 어렵다면 고산병 예방약을 복용할 수 있다. 고산병 예방약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acetazolamide는 고산지역으로 여행하기 하루 전부터 복용을 시작해 고산지역에서 최대 2-3일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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