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발가락이 건강해야 발도, 몸도 건강해진다

박성훈 기자 2025-03-12 08:19:59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건강한 발은 건강한 발가락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특히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엄지발가락’의 중요성이다. 크기도 가장 크지만 엄지발가락이 발 전체의 기능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스포츠의학을, 브리검영 대학에서 생체역학을 전공한 손상준 박사와 구조적인 평발로 고생하다 스포츠의학 박사 학위를 딴 이재훈 보행&자세연구소장 겸 릴라릴라 대표가 <발의 과학>이라는 공동 저서에서 엄지발가락의 중요성과 건강 여부 점검법 등을 소개해 주목을 끈다.

저자들은 “우리 발가락 5개 가운데 엄지발가락 기능에 기여하는 ‘발 내재근’이 약 40%, 나머지 2~5번째 발가락 기능에 기여하는 근육이 약 60%”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엄지발가락이 우리 몸의 균형이나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들은 엄지발가락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위로 들어 올리는 기능’을 꼽았다. 엄지발가락이 위로 잘 움직여야 잘 걸을 수 있다고 했다. 걷는 속도를 잘 유지하려면 전방을 향한 추진력이 필요한데, 엄지발가락이 얼마나 유연하게 꺾일 수 있는지가 이 추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걸을 때 발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엄지발가락은 위로 꺾이게 된다. 이 때 엄지발가락이 꺾인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지면에 고정되어 있어야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해 진다. 지면을 누르고 앞으로 추진하는 힘이 줄어들면,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발바닥을 바닥에서 들어올리는 식으로 걷게 된다. 이런 걷기 자세는 65세 이상의 노년기에 주로 나타난다.

저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보행속도가 느려지는 여러 요인 중 엄지발가락 기능 감소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평소에 엄지발가락을 위로 최대한 들어올리는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발가락의 힘 만으로 어렵다면 손을 사용해서라도 위로 들어 올리는 ‘엄지발가락 스트레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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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에서 또 중요한 것이 ‘굽히는 근력’이다. 발가락굽힘근의 근력이 감소할수록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낙상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발가락굽힘근은 발바닥과 지면의 접지력을 높이는 중요한 가능을 한다. 바닥 접지력이 높아져 발이 지면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면 한 발 서기 동작에서 몸의 흔들림도 줄어드는 등 균형감이 좋아진다.

하지만 반대로 엄지발가락굽힘근의 근력이 약화되면 발의 강성을 감소시킨다. 이렇게 되면 발 관절이 회내-회외 움직임을 일으켜 발바닥이 지면에 붙었다가 떨어지기를 미세하게 반복하면서 발의 불안정성이 높아진다. 엄지발가락 굽힘 근력이 약화되면 그 나비효과로 고관절과 골반, 몸통의 자세도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엄지발가락의 굽힘 근력은 발바닥과 지면의 접지력을 높여 발의 안정성을 증가시킴으로써 한발 서기와 같은 동작에서 몸의 흔들림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강조한다. 한 발 서기 동작에서 몸의 흔들림이 심한 경우에는 발가락의 굽힘 근력을 높여 발가락들이 지면을 강하게 누르는 힘을 높이면 한 발 서기 자세에서 발과 몸의 흔들림을 즉각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한다.

저자들은 엄지발가락이 제대로 기능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가 검진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엄지발가락을 위 아래로 최대 가동 범위로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발바닥을 지면에 붙이고 엄지발가락만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뒤꿈치를 들어올렸을 때 엄지발가락이 충분히 꺾이는 지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엄지발가락으로 지면을 누르면 안쪽 발 아치가 들어 올려지는 지도 살핀다. 이어 뒤꿈치를 들어올렸을 때 새끼 발가락 쪽으로 힘이 치우치지는 않는지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한 발 서기 자세에서 균형을 잡을 때 엄지 발가락이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고 잘 버틸 수 있는 지를 본다. 이런 시험에서 이상이 없으면 엄지발가락의 건강 상태를 믿을 만 하다는 평가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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