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신간] 로버트 러프킨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의사들 마저 잘못 알고 있다는 의학 상식... “우리는 과학을 쫓다가… 병을 얻었다"
조진래 기자 2025-03-28 06:28:16

미국 UCLA 의대 교수로 명망 있는 현직 의사가 “내가 의대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친 대로 살았더니… 내 건강이 망가졌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과학을 쫓다가… 병을 얻었다”며 각성을 촉구한다. 저자는 실제로 당뇨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절염 등 거의 모든 성인병을 얻어, 이른 나이에 죽음 직전까지 가는 경험을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전문 의료 영양사였던 어머니 덕분에 늘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자랐다. 의대를 다니면서, 의대 교수가 되어서도 늘 보건기관이 권장하는 식품을 먹었다. 그럼에도 오히려 평범하게 살아온 일반 사람들보다 더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다 오는 기막힌 경험을 했다.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는 미스테리였다. 

그러다 의대 교수로서 자신이 의대에서 배운 지식을 그대로 제자들에게 가르치며 크게 각성을 하게 된다. 수 백만 달러의 연구비와 제약 회사들의 연구 지원금까지 받으며 누구나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기득권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질병과 노화에 관한 그 동안의 잘못된 통념을 인지하고 자신이 의대에서 가르친 모든 거짓말들을 실토하고 새로운 건강 장수법을 일러주기로 결심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비만과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같은 만성질환의 진짜 원인도 모른 채 그저 의사가 하라는 대로, 약사가 처방해 주는 대로 무비판적으로 따라하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질타한다. 그리고 그 참혹한 결과를 고발한다. 가짜 의학 상식이 판을 치고, 과학적 혹은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거짓말들이 사실이 되어 버린 곡해된 현실을 성토하면서, 검증된 최신 의학적 ‘팩트’를 소개한다.

그는 검증된 과학적 데이터들을 통해 비만과 당뇨, 암, 고혈압, 심장질환, 알츠하이머 등이 모두 대사 건강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음을 입증한다. 그러면서 “신진대사부터 짚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사들이 처방해 주는 약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켜주는 데 그칠 뿐이라며 “처방이 잘못되었으니 근본적인 치료가 될 리 없다”고 단언한다. 의사들도 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저자는 ‘현대 의학의 대표적인 세 가지 끔찍한 거짓말’을 언급한다. 그 첫 번째는 비만에 관한 것이다. ‘1 칼로리는 1 칼로리’라는 거짓말이다. 그는 이 말이 두 가지 이유에서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열량 자체만으로는 비만을 일으키기 어렵고, 또 열량은 유형마다 비만 조절에 달리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체중 증가를 제어하는 핵심은 섭취한 열량 중 얼마를 태우고 얼마를 저장하느냐에 있다”면서 “그 열쇠는 전체 칼로리 숫자가 아니라 인슐린”이라고 반박한다. 인슐린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먹어도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아 살이 찌지 않는데, 정부는 ‘식품 피라미드’를 통해 인슐린 분비를 강력하게 자극하는 음식들을 권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두 번째 거짓말은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치료가 최선’이라는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2형 당뇨병은 우리가 음식물로 섭취한 탄수화물이 인슐린을 자극해서 생기는데, 인슐린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으면 우리 몸이 인슐린 저항성을 띠게 된다. 그렇게 몸 속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당뇨 전단계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현대 의학은 그렇게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병세를 호전시키기보다는 관리하는데 더 치중하느라 영양 측면의 지침을 알려주지 않고 그저 인슐린이나 약물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생활습관만 바꾸어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쉽게 약이나 주사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세 번째 거짓말은 ‘식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심장질환은 식이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늘리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서 발생한다는 조작된 식단-심장 가설이 만들어 낸 가자라고 주장한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저지방 고탄수화물식’으로 빠르게 전환했고, 그 사이에 ‘스타틴’이라는 약물이 등장해 엄청난 돈을 쓸어 담아 갔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그러나 “스타틴의 엄청난 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인 세 명 중 한 명은 당뇨 전단계이며, 당뇨병 환자의 80%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다”고 반박한다. 이런 상황에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아직도 ‘원인’ 대신 ‘증상’만 치료하고 있다고 성토한다.

이 밖에도 그는 ‘살이 찌고 충치가 생기는 것만 아니면 설탕은 해롭지 않다’는 당뇨 거짓말,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치료법이 없다’는 지방간 거짓말, ‘고혈압은 약물 치료가 최선’이라는 고혈압 거짓말에 대해서도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스타틴에 대해선, 심혈관계 질환 거짓말 코너를 통해 ‘스타틴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선택’이라는 그릇된 정보에 일침을 가한다.

또 ‘암은 대개 DNA 손상이 누적되어 생긴다’라든가,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여서 생기는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거짓말도 현대의학의 진화 덕분에 모두 거짓말이 되어 버렸다고 비판한다. ‘노화는 마모와 파손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로 피할 수 없다’는 수면 거짓말, ‘단순히 생활습관을 바꾸기만 해도 병원에서 얻는 질병을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과장된 거짓말에 대해서도 따끔한 질타가 이어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른바 사고와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노화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에 비해 노화가 더 강력하게 프로그램 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그룻된 정보와 상식을 바로잡는데 이 책은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자비하지는 않다. 오히려 균형감 있는 비판이 더욱 이해를 높여준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