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시대 … 나라에 기대기 보다 ‘스스로 준비하는 노후’ 대비 시급

이의현 기자 2025-04-02 09:14:48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최근 18년 만에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소폭 올리는 국민연금개혁안이 공포된 데 대해 청년층의 반응은 대체로 비판적이고 회의적이다. 공적연금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극단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 청년들을 포함해 미래 세대의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는 “문제는 연금개혁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라며 “우리는 이제 단순히 ‘개혁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고령 사회를 우리보다 18년이나 앞서 맞았던 일본의 경험이 우리가 미래를 대비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본보기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노인 인구 비중이 20%에 이르기 직전인 2004년에 ‘100년 안심’을 내걸고 강력한 연금개혁을 단행했다. 보험료율을 13.58%에서 18.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은 59%에서 50%로 낮췄다. 당연히 국민적 반발이 거셌다. 연금개혁안을 밀어붙힌 여당은 뒤이은 선거에서 당연히 패배했다. 

일본 역시 공적연금만으로는 국민들의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웠다. 그런 와중에 2019년 일본 금융청이 낸 ‘고령사회에서의 자산형성과 관리’ 보고서는 ‘노후자금 2000만엔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은퇴한 60대 부부의 월평균 생활비와 연금수입을 따져봤을 때 매달 약 5만 엔이 부족하니 30년을 더 살려면 공적연금 외에도 2000만 엔(2억 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고령자도 세제혜택이 있는 계좌를 이용해 장기 분산투자를 하라’는 이 보고서에 국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정부가 국민들의 노후에 책임지려 하지 않고 국민들이 알아서 준비하라는 식으로 내비쳐진 것이다. 결국 보고서는 논란 속에 철회되었다. 


오 수석은 “일련의 일본 연금개혁에서 노후자금 논쟁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면, 초고령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메시지가 손에 잡힌다”며 “그것은 ‘스스로 만드는 연금’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개인연금과 더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같은 절세 계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노후생활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공적연금의 줄어든 자리를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세제 혜택 계좌 활용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도 지난해 우리의 ISA에 해당하는 NISA의 세제 혜택을 세 배로 대폭 늘렸고, 이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폭증하고 해외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우리는 지난 해 ISA 세제 혜택 확대를 추진하다가 정국 혼란으로 무산된 후 재추진 되고 있다. 개인이 노후준비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 확대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오 수석은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고 했다. 우리 퇴직연금 적립금의 80%는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으며, 개인이 직접 관여해야 할 DC형과 IRP 계좌에서도 적립금의 60~70%가 예금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보다는 ‘저축’ 중심의 운용 행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는 TDF나 디딤펀드 같은 연금 자산배분과 투자를 돕는 상품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오 수석은 “본격 막이 오른 연금 개혁 시대에 개인이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노후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국가가 해줄 것’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 계좌, ISA 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나만의 연금 설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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