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고령화 트렌드⑧ 진화하는 일본 요양원

이의현 기자 2025-04-08 08:41:07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우리보다 초고령화가 앞선 일본에서도 고령자 일자리 문제가 화두다. 그런데 요양시설에 입주한 고령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요양원이 생겨 화제다. 요양하면서 용돈도 버니 일석이조다.

도쿄 인근의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 소재 고급형 유료 민간 요양원 ‘크로스 하트 이시나자카 후지사와’가 그런 곳이다. 초고령자를 포함해 70여 명이 요양 중인 이곳은 크로스하트라는 회사가 도입한 ‘일자리 제공형 유료 노인홈’이다. 

이 서비스는 2017년 12월에 처음 도입되었다. 입주 고령자 가운데 15명에게 처음 일자리를 제공했다. 당시에도 90세가 넘는 입주자가 일자리를 배정받아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판매하고 인근 보육원에서 육아보조 업무를 맡았다. 

휠체어를 타고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도 지원해 주었고, 보육원에서는 아동의 등원과 하원을 돕고 산보를 보조하거나 식시 및 청소 지원 등이 일지 주어졌다. 시간당 인건비가 지급되는 형태인데, 업무량와 시간에 따라 쏠쏠한 수입이 보장된다고 한다.

크로스하트는 입주자의 희망을 십분 반영해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 희망 일자리를 신청받아 지자체나 민간기업과 협의를 거쳐 적합한 일자리를 소개해 준다. 물론 일자리를 알선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요양원 내 일자리 제공이라는 이 새로운 실험은 현재는 일본 정부의 경제산업성이 주도가 되어 확대 시행되고 있다. 고령자 건강수명 연장 사업의 일환으로 정부가 관련 기관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크로스 하트가 사업자로 함께 참여 중이다.

최근에는 장례식장까지 갖춘 유료 노인 홈들이 속속 생겨 주목을 끈다. 이런 시설을 ‘미토리(看取り)’라고 부르는데, 유유노사토(ゆうゆうの里) 등 일부 지역 노인 홈에서 시설 안에 장례 공간을 별로도 비치해 운영 중이다.

입주 후 적에는 수 년, 많게는 수십 년을 함께 요양시설에서 보낸 이른바 ‘종활(終活) 이웃’ 들이 그 시설에서 함께 마지막을 보내도록 배려한 서비스다. 생전에 친했던 입주자들과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조문하면서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토록 하는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