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점점 나빠지는 '청력', 되돌릴 수는 없나
2025-04-18

나이가 들수록 격한 운동은 오히려 노후 건강에 해가 된다. 자칫 낙상이라도 하면 노후가 피폐해 진다. 노화예방 전문의인 일본의 이가세 미치야 항노화센터장이 <걷기가 노화속도를 결정한다>라는 저서에서 ‘건강한 100세 라이프를 위한 가장 쉬운 저속 노화 습관’으로 걷기를 추천했다. 그가 말하는 최적의 걷기 운동법을 일문일답 식으로 소개한다.
- 걷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는 언제인가.
“체온이 높은 저녁에 걸으면 운동 효과가 크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운동’을 최대 산소 섭취량의 60% 정도인 운동이라고 규정한다. 아침 9시부터 11시 사이에 운동하는 그룹과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운동하는 그룹의 연속 혈당치를 비교해 보니, 오후에 걷는 그룹의 혈당치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는 또 관상동맥질환의 위험 인자 중 하나인 중성지방과 착한 콜레스테롤의 비율도 저녁에 운동하는 그룹이 낮다고 했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면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 등이 활성화되지 못한다. 그러면 소장에 흡수된 중성지방을 간으로 운반하는 킬로미크론을 분해할 수 없어 착한 콜레스테롤을 만들기가 어려워 진다. 착한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늘어나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아침 걷기 보다는 늦은 오후 또는 저녁 걷기가 더 좋다는 얘기다.”
- 식전에 걷는 것이 좋은가, 식후가 나은가.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선택하면 좋지만, 대체로 고령자는 식전에 혈전이 생기기 쉽다. 식후 운동이 적합한 경우는 당뇨병 혹은 당뇨 징후가 있는 사람이다. 특히 하루 중 혈당 수치가 가장 오르기 쉬운 아침 식사 후에 운동을 하면 식후 고혈당을 개선할 수 있다. 아침 식사 후 출근 때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 걷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다.
반대로 식전 운동이 적합한 타입도 있다. 당뇨병 걱정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이다. 지방을 줄이는 다이어트가 목적일 때 추천된다. 식전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지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식후에는 혈당 수치가 높다. 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포도당(글루코스)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적다.”
- 고령자들에게는 어떤 것이 더 좋은가.
“고령자는 대체로 이른 아침에는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 혈당이 불안정해 지거나 혈액이 쉽게 굳어 혈전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식전 운동을 할 때 유의하는 것이 좋다. 식후에는 소화하려고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늘어, 식후에 운동을 하면 식후 저혈압이 되기 쉽고 종종 넘어지거나 의식을 잃기도 한다. 따라서 고령자가 아침 걷기를 시도할 때는 아침 식사 전이라면 기상 후 1시간 정도 지나서, 아침 식사 후라면 식후 1시간 정도 지나서 하는 것이 무난하다. 저녁에 걷고 싶으면 저녁 식사 전에는 문제가 없다. 식후라면 식후 저혈압 상태를 예방하기 위해 저녁을 먹고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걷는 것이 좋다.”
- 어떻게 걷는 것이 좋나.
“잘못된 방법으로 걸으면 척추나 관절 등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싱글벙글 걷기’를 추천한다. 우선 어깨 힘을 빼고 가슴을 편다. 턱은 가볍게 당기고 시선은 멀리 본다. 팔꿈치는 가볍게 구부리고 앞뒤로 천천히 크게 흔든다. 허리는 상하 전후 좌우로 흔들이지 않도록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발바닥 전체를 땅에 붙이고 무릎을 펴서 발끝으로 땅바닥을 차듯이 걸은 뒤, 뒤 발꿈치부터 내딛는다. 보폭은 대체로 ‘키-100㎝’ 정도가 적합하다.”
- 어느 정도 거리를 걷는 것이 적당한가.
“걷는 정도는 최대 산소 섭취량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최대 산소 섭취량은 직접법과 간접법, 두 가지 방법으로 측정한다. 직접법은 자전거 페달을 밟거나 러닝 머신을 사용해 최대 힘으로 운동할 때 나오는 날숨을 수집해 1분간 체내로 받아들이는 최대 산소 섭취량(VO2max)을 산출한다. 30세 남성의 평균치는 체중 1㎏당 40㎖/㎏/분 정도다. 간접법은 심박수나 운동 부하 등을 통해 최대 산소 섭취량을 간단히 추정하는 방식이다.”
- ‘싱글벙글 걷기’는 어느 정도의 운동량인가.
“심박수나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상승하지 않고, 피로물질인 젖산도 거의 축적하지 않는 정도의 운동 강도라고 보면 된다. 이를 간접법으로 평가하면 최대 산소 섭취량의 50%에 해당하는 정도다. 싱글벙글 걷기의 운동 속도는 심박수(맥박 수)로 계산할 수 있다. 138-(나이÷2)=회/분이다. 50세라면 138-(50÷2)로 계산해 분당 113회 정도다.”
- 고령자들이 유익한 걷기 법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처음 걷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숨이 차지 않는 정도로 최대 산소 섭취량의 50%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속도를 좀 더 내 파워 워킹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어떤 경우라도 무리하게 걷다가 넘어지거나 하면 안된다. 고령자에게는 특히 ‘스틱’을 활용한 ‘노리딕 워킹’을 추천한다. 스틱의 손잡이를 잡지 않고, 팔을 축 늘어뜨려 스틱을 질질 끌듯이 걷는 방법이다. 팔은 팔꿈치를 편 채 자연스럽게 흔든다. 앞으로 나간 팔이 내려올 때 스틱을 뒤로 누르듯 몸 앞으로 밀어내며 걷는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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