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사 상식] 부재기위(不在基位)

조진래 기자 2023-09-22 08:27:23

‘그 자리 혹은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이다. 군자가 세상을 사는 이치를 설파하며 공자가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基位 不謨基政)”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 그대로 해석하면 ‘지위에 있지 않으면 정사를 도모하지 않는다’는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당사자의 입장이 아니라면 그의 삶이나 행동 등을 함부로 예단하고 평가해선 안된다는 뜻이다.

공자 역시 자신의 말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정치를 하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가 은거하며 제자들을 키울 때, 되도록 말을 아기고 웬만한 정치 사안 등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그 박학다식하고 언변에 능했던 공자가 은퇴 후로는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말 할 정도였다고 한다.

자기 분수를 안다는 의미로 ‘석부정부좌(席不正不坐)’라는 문구도 있다. ‘내 자리가 아니면 앉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서 자리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글자 그대로 ‘자리’이고, 다른 하나는 ‘명분’이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뜻의 ‘기소불욕 물서의인(己所不欲 勿施於人)’도 유사한 의미로 통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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