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나가면 술은 식는다는 말이다. 사람이 떠나면, 즉 권력에서 멀어지면 인심도 사라진다는 의미의 중국 속언이다. 중국의 전통 경극(京劇)에서 자주 인용되던 표현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손님이 찾아오면 따뜻한 차를 대접하는데, 손님의 차가 식지 않도록 계속 따뜻한 차를 채워주는 것이 기본 예의라고 한다. 일반 가정에서든 음식점에서든, 손님의 찻잔이 식거나 비워지면 결례라고 게 중국 전통의 예의범절이다.
한 때 천하를 호령했던 제나라의 명 재상 맹상군(孟嘗君)의 고사에서도 유사한 이야기가 나온다. 맹상군이 잠시 권력을 잃고 고향으로 내려가 있을 때, 한 때 자기 앞에서 온갖 친한 티를 냈던 3000여 명의 식객들이 모두 외면하는 것을 보고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그 때 풍환이라는 자가 ‘부귀다사 빈천과우(富貴多士 貧賤寡友)’, 즉 부자이고 귀할 때는 사람들이 들끓지만 돈도 없고 별 볼 일 없는 처지가 되면 모두가 곁을 떠나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너무 노여워말라고 일러 주었다.
인주다량은 결국 ‘떠나면 그만’이라는 뜻이다. 지위나 명성은 자리가 만들어주는 것이니, 너무 이에 연연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역으로 ‘있을 때 잘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력이 있든 없든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진하면 인주다량 같은 일로 마음 썩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조진래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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