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나 늙었나…” 노쇠 자가 진단법으로 알아봅시다

이의현 기자 2024-07-22 05:58:58

나이가 들면서 ‘노화’와는 조금은 다른 ‘노쇠’ 현상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늙는구나… ’하는 생각에 급격하게 의욕을 잃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런 몇 가지 증상만으로 스스로 노쇠했다고 절망감에 빠질 이유는 없다.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통해 자신의 현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대처를 하면 된다. 노쇠 여부를 판단하는 자가 진단법에는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프라이드(Fried) 진단법이다. 체중 이나 근력 감소 정도, 지구력 감소 정도, 보행 속도 감소 정도 등으로 측정한다.

먼저, 지난 1년간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4.5㎏ 이상 또는 5% 이상 체중이 줄었는지를 살핀다. 둘째, 성별과 5등분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한 ‘악력’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지를 측정한다. 셋째, 스스로 탈진 경험 등을 토대로 지구력과 에너지 부족 여부를 판단한다. 

넷째, 4.57m(15피트) 거리의 보행속도를 측정해 성별과 산장 보정 후 결과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신체 활동량 감소 여부를 따진다. 일주일 동안의 활동 열량을 기초로 평가해 하위 20%에 해당하는 지 비교 평가한다.

위의 5가지 항목 가운데 3개 이상에 해당되면 ‘노쇠’ 판정을 받는다. 1~2개인 경우 ‘전 노화’ 상태라 하고, 하나도 해당이 없으면 ‘건강’ 상태로 평가된다. 전문적인 측정 거리가 있으니,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 기관에서 측정 후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이라는 연구기관에서 한국 사람들을 위해 별도로 만든 노쇠 자가 진단법도 있다. 탈진, 근력 감소, 보행속도 저하, 신체 활동량 감소, 체중 감소 등을 기초로 구성한 자가 점검표를 통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각각에 0점과 1점 씩 점수를 매겨 3점 미만이면 정상, 3점 이상이면 노화를 의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탈진’ 항목의 경우 ‘지난 일주일동안 모든 일을 힘들게 느낀 날이 며칠인가’ 질문에 극히 드물거나 가끔 있었다면 0점, 종종 혹은 대부분 이었다면 1점을 매기는 식이다. 근력감소 항목은 ‘혼자가 쉬지 않고 10계단을 오를 때 힘이 드나’ 질문에 아니면 0점, 그렇다면 1점을 준다.

보행속도 항목은 ‘운동장 한 바퀴(약 400m) 걷기를 할 수 있나’를 물어 전혀 어렵지 않으면 0점, 그렇지 않으면 1점을 매긴다. 지난 1주일 동안 중간 강도 이상의 신체활동(빨리 걷기, 청소, 육아 등)을 1회 이상 했다면 0점, 안 했다면 1점을 준다. 또 체중이 작년보다 4.5㎏ 이상 준 적이 없으면 0점, 있으면 1점을 준다.

이 밖에 병원 등 보건 의료 전문가들은 임상 노쇠 척도(clinical frailty scale)라는 방식을 활용해 신체 활동과 일상생활 수행력을 평가한다. 측정한 점수는 매우 건강, 건강, 양호, 아주 경미한 노쇠, 경미한 노쇠, 중등도 노쇠, 중증 노쇠, 초고도 노쇠, 말기 환자 등 9개 단계로 분류되어 노쇠 정도를 판정한다.

9점을 최고점으로 해 5점을 경미한 노쇠로 판단한다. 이 단계에서 부터 혼자 쇼핑이나 산책, 식사 준비나 집안 일 같은 일상생활을 하기에 힘들어져 가족이나 요양보호사의 도움이 필요해 진다. 이 정도가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도 4등급 정도 판정이 나오는 수준이다.

<4050 생활습관 리셋>을 쓴 안병택 노화 및 재활전문 물리치료사는 “건강하게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나이 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비교적 젊은 나이대인 40대와 50대부터 건강을 과시하지 말고 스스로 몸을 돌보며 자신의 노쇠상태를 확인하며 노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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