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버타운에도 '일잘러 로봇’ 속속 등장...국가 차원 지원책 절실

이지희 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이 전하는 '일본과 한국의 노인 케어 로봇 실태와 개선점'
박성훈 기자 2024-08-26 08:27:16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인공지능 로봇이 보편화하면서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지난해 430대의 반려 로봇을 보급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50대를 더 지원한다. 서울시립요양원에서는 ‘배설 케어 로봇’ 2대를 시범 운영 중이며 경남 의령군이 지난 6월 반려로봇 ‘홍이’를 고독사 위험 노인들에게 배포한 데 이어 순천시와 산청·거제 등도 반려로봇 보급에 나서고 있다. 

반려로봇은 쌍 방향 대화가 가능하고 24시간 응급상황 확인도 가능해 고독사 예방 효과도 커 활용도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가 최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반려로봇 활용 실태와 일본 사례 등을 소개해 주목을 끈다.

◇ 실버타운의 새로운 도우미 로봇
지난 1988년 우리나라 최초의 실버타운으로 설립된 ‘유당마을’이 최근 선구적으로 다양한 로봇을 도입해 관심을 모은다. 유당마을은 서빙  로봇, 치매예방 로봇, 이송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 네 종류의 로봇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식사 시간에 기본적으로 본인이 직접 받아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지만 추가 반찬 배식은 서빙 로봇이 담당한다.  

이곳에서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로봇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지기능 훈련을 할 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OO’을 들려주면서 “OO에 들어갈 낱말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로봇과 함께 실시해 입주자들의 반응이 꽤 좋다고 한다.

유당마을 내 ‘케어 홈’에서는 이송 보조 로봇 허그(HUG)를 도입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어르신의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안전하게 신체를 안아 올리거나 이동, 사용자 내리기 등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리모컨으로도 조작이 가능해 요양보호사 보조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보행 훈련이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도 2대나 도입되었다. 이 로봇을 차고 걸으면 근력이 약한 사람도 로봇의 보조력을 통해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다. 로봇과 연동되는 앱을 통해 운동량 체크도 가능하다. 웨어러블 로봇은 삼성노블카운티 프리미엄 요양원 ‘너싱홈’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요양원에서 도입하기는 삼성노블카운티가 최초다.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 일본은 로봇 지원금까지 지원
일본은 개호 현장에 기술 기기 도입에 따른 보조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 주고 있다. 우리 실버타운에 해당되는 개호형 유료 노인 홈도 신청이 가능하다. 지원금은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오사카의 경우 개호 로봇 도입에 따른 비용의 4분의 3을 지원한다. 1대의 상한액은 이송 개호 또는 목욕 보조 기구는 100만 엔, 그 외는 30만 엔이다. 개호 시설별 조성 신청액은 최대 500만 엔까지다. 

반면에 우리나라 실버타운의 경우는 시설에서 자체적인 비용을 들여서 개별 구입을 해야 한다. 이지희 국장은 “우리나라도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로봇 지원금을 지원해 준다면, 케어가 필요한 시니어들에게 훨씬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로봇 확대가 진정한 휴먼 서비스
우리나라에서도 이동을 보조해 주는 로봇, 인지 기능 훈련을 담당해 주는 로봇, 집안일을 해주는 로봇, 24시간 응급상황이 있는지 살피고 대응을 해주는 로봇 등 로봇 활용도가 점점 더 빠르고 넓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로봇이 발전할수록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국장은 “오히려 로봇의 확대가 진정한 의미의 복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휴먼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복지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진심이 통하는 감정적 교류가 가능한 ‘사람 중심 케어’”라며 “로봇에게 일차원적으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일을 시킨다면, 사람은 그 시간 동안 로봇이 할 수 없는 정신적인 케어에 집중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시니어 복지서비스 역할로서 초기 로봇의 확대는 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실버타운에서 새로운 로봇(노동자)의 도움을 받아 입주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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